광고·제약업계도 자금난/실명제 여파로 어음할인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초장기어음이 거래되고 있는 광고·제약업계가 실명제 실시의 여파로 심한 자금난에 몰리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실명제실시 여파로 사채시장이 사라지면서 광고대행사와 제약유통업체들이 어음할인을 하지 못해 광고대행사중엔 K기획 등 8개 독립광고 대행사가 부도위기에 몰렸으며 제약유통업체는 이미 10여개 업체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들은 그동안 광고주나 병의원에서 수수료나 납품대금조로 받은 어음이 평균 1백20∼1백50일짜리,심지어 2백일을 초과하는 장지어음이어서 은행할인을 하지 못하고 대신 사채시장을 이용해왔다. 특히 광고업계의 경우 지난해부터 많은 광고주들이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긴축경영으로 광고비를 크게 삭감,지금까지 총 8개 광고대행사가 부도를 냈을 정도로 경영이 악화돼있어 2중고를 겪고 있다.
독립광고 대행사인 S기획 대표 최모씨는 『당장 어음할인이 안되기 때문에 우선 월급지급을 미루고 버텨보려해도 어음결제 시한이 올해말까지나 돌아오는데다 이번주부터는 광고주들이 실명제 여파로 재계약을 취소하려고 해 암담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들어 8개 업체의 부도를 낸 제약유통업계도 실명제 실시이후 현금확보가 제대로 안돼 의약품 메이커에 대한 대금결제가 집중되는 다음주부터 부도위기에 몰리는 업체가 계속 나타날 전망이며 이에따라 의약품 메이커들도 경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