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 "번트엔 번트로…"|전날 수비 실책 8회 결승점으로 만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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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LG가 번트에 울고 웃었다.
연이틀 거푸 3만여 관중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LG-해태의 18일 잠실 대접전은 8회말 이종열의 스퀴즈번트로 결승점을 뽑은 LG가 4-3으로 역전승, 전날 1점차 패배를 깨끗이 되돌려줬다.
이날 이종열은 3-3 동점을 이룬 8회말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번트에 대비, 몸쪽 강속구를 던진 해태 이동열의 제3구를 뒤로 넘어 치면서 배트에 맞혀 감독의 지시대로 스퀴즈작전을 성공시켰다.
이는 전날 해태 8, 9번 정회열·이건열의 3루쪽 기습 번트를 막아내지 못해 잘 던진 동료투수 김태원을 울렸었다.
전날 박빙의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한 해태는 8회말 선동열이 LG 4, 5번 김상훈·노찬엽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데다 1루수 김성한이 LG 최훈재의 1루쪽 땅볼을 더블플레이로 연결하지 못하고 홈으로 던지다 타자·주자가 모두 살아 동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결국 3만여 관중들의 함성에 35세의 현역 최고참 선수 김성한마저 동요한 것이다.
그러나 김성한은 이날 2, 4회 잇따라 좌전안타를 때려 프로 최다인 1천3백 안타의 금자탑을 쌓았다 (2위는 쌍방울 신경식 1천1백99안타).
반면 최고의 소방수 선동열은 2안타를 허용하며 역전패,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주춤했다.
특히 선은 올 들어 3패 중 LG에만 2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편 3위 삼성은 신인사이드암 투수 박충식의 역투에 힘입어 에이스 윤학길을 투입한 롯데에 2-0으로 쾌승 했다.
박은 롯데 31타자를 상대로 삼진 7개를 빼앗으며 4안타로 완봉승, 올 신인투수 중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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