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대변인 "부르카 입은 女인질 2명 적신월사에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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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반군세력 탈레반이 11일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고 밝혔으나 아프가니스탄 및 한국 정부는 아직 신병이 인도되지 않았다고 밝혀 석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AFP 통신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 통신은 11일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를 인용, 탈레반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선의의 표시(gesture of goodwill)'로 여성 인질 2명을 조건없이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AP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이 "한국과 탈레반 사이의 '좋은 관계'를 추구하기 위해 조건 없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사태에 대해 발빠르게 보도하고 있는 AIP를 통해 "탈레반 수감자가 석방되도록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설득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상기시키기 위해 탈레반 지도자 위원회가 아픈 인질 석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이는 인도주의적 조치이며 한국 국민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번 석방에 조건을 달지는 않았으나 나머지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디는 연합뉴스와 가진 간접 통화에서는 "오늘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12일 오전 0시, 이하 현지 시간) 부르카(몸 전체를 가리는 아프간 여성 의상)를 입은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가즈니시에 있는 적신월사에 넘겼다"며 "이들은 매우 아프지만 우리는 우리 자매처럼 대했다"고 덧붙였다.

아마디는 또 파지와크 아프간 통신에 여성 인질들이 가즈니 주 모처에서 풀려났으며 1시간 안에 한국 대표단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고, 신화통신에는 이들이 현재 석방된 상태로 건강하며 조만간 가즈니주(州) 주도인 가즈니시에 도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의 또 다른 대변인인 자빌훌라 무자헤드도 이러한 주장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석방협상에 정직하게 임하고 있고, (아프간) 정부도 정직한 자세로 나와 우리 수감자를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선별 석방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인질 석방 결정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아랍 최대 위성 뉴스채널 알자지라 방송도 한국인 인질 2명이 이미 석방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아마디 대변인과 전화통화를 통해 11일 오후 8시~8시30분 사이에 석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석방 발표는 한국과 탈레반이 10일 오후 첫 대면협상을 가진데 이어 11일 오전에도 적신월사에서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뒤 나왔다.

그러나 협상에 배석했던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탈레반에게 물어봐야할 것"이라며 "탈레반은 여전히 수감자 21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마디는 AFP통신에 "여성들이 아직 합의된 인도 장소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교통 여건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라며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탈레반 지도자 위원회가 이들 여성이 석방돼야 한다고 말했고 그래서 그들이 풀려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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