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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에 부는「엑스포 바람」|시인 등「첨단과학-인간」주제 행사 다 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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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전엑스포 개막과 함께 문단도 첨단과학시대를 인간답게 이끌 문학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지역 시인들로 구성된 아시아시인회의는「93서울아시아시인대회」(대회장 구상)를 20∼23일 서울라마다올림피아 호텔에서 연다.
한국현대시인협회(회장 함동선)는「현대시와 환경문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엑스포개막에 맞춰 이미 지난 7∼8일 인천 송도비치호텔에서 가졌다. 또 한국시조시인협회는 14∼15일 대전엑스포타운호텔에서, 대전문인협회는 23일 유성관광호텔에서 각각 세미나를 갖고 부수 문학행사도 펼칠 예정이다. 첨단과학과 자연의 조화라는 대전엑스포 이념에 맞춰 문단도 이제 첨단과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바탕을 두는 문학의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한국시인 3백여 명,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지역 10개국시인 1백여 명 등 총 4백여 명이 참가하는 93서울아시아시인대회는 세미나 및 시 낭송 회 등을 통해 지구환경보전과 인간생명에 대한 시인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게 된다. 「아시아 각국 현대시에 나타난 문명 관」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성찬경(한국)·유타카 아키야(일본)·첸치안우(대만)·도밍고(필리핀)등 이 주제발표를 맡는다. 또 엑스포현장과 서울 대학로 등에서는 각국 참가시인들이 쓴 환경·생태시 위주의 시 낭송 회를 통해 환경보전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시조시인협회는「21세기정형시의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통해 다가올 첨단과학시대에도 전통가치의 주 매체가 되는「정형시」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살피게 된다.
이 세미나에 미리 내놓은 주제논문에서 조주환씨(시인)는 한·중·일 3국의 전통정형시를 살피면서 산업·과학화가 가장 진전된 일본에서는 전통시가인 당카(단가)·하이쿠(배구)가 날로 발전해 가는 반면. 후진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에서는 오히려 전통이 부정되고 전통시가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조씨는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첨단산업화시대에도 우리의 전통적 정형시인 시조는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전통과 첨단이 조화된 안정된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학과 환경」을 주제로 한 대전문인협회세미나 주제발표는 장원·송백헌(이상 한국), 이시하라 다케시(일본), 차오치엔이(대만)등 이 맡는다. 대전 문협은 엑스포행사장에서 펼쳐질 시 낭송 회 및 도서전시회·백일장 등의 부수 행사를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지구촌환경보호의 위급 성도 알리게 된다. 90년대 들어 환경·생태 시들이 쏟아져 나오며 우리문학도 부쩍 지구환경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시인 정의홍씨가 지난번 현대시인협회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진단했듯 환경문학은 아직 소재주의나 고발 차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엑스포가 우려문학이 공해고발이라는 소재주의 차원에서 벗어나 환경문학의 질적 도약을 이루는 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많은 문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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