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새는 엑스포」 망신우려/호우로 침수·정전소동… 대비책 소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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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노레일 승객 백40분간 갇혀/장비 떠내려가고 행사 중단도/큰비땐 놀이기구등 연휴방침… 태풍 올까 걱정만
개장 이틀째를 맞은 대전엑스포가 기반시설 미비와 운영미숙,기술낙후로 인해 8일 내린 1백10㎜의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으로 운행중인 모노레일이 정지하고 시설 곳곳에 침수·정전소동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9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비를 피해 한꺼번에 퇴장하는 대혼잡속에 모노레일 승객 72명이 공중에 2시간여동안 갇히는 곤욕을 치렀고 행사가 취소되는 등 첨단과학전의 이미지를 얼룩지게 했다. 이같은 소동은 이미 예상됐던 것으로 조직위측이 사전대비를 철저히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대두돼 이에대한 보완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모노레일 고장=8일 오후 4시58분쯤 승객 72명을 태우고 운행중이던 박람회장의 모노레일열차 「한빛호」가 전체 운행구간 2.4㎞중 1.4㎞ 지점인 시도관앞 7m 높이 모노레일 위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고장이 발생,탑승객들이 2시간20분동안 갇혀있다 긴급출동한 대전 북부소방서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사고가 나자 모노레일열차를 운행하는 삼부토건(대표 조남환)측은 고장원인을 찾는다며 조직위에 신고를 하지않아 사고발생 1시간50분뒤에야 승객들의 구조요청을 들은 행인이 신고,사고 2시간쯤 뒤 신태순씨(61·여·충남 천안군) 등 6명이 고가사다리차 4대에 의해 구조됐고 나머지 승객들은 조직위의 기술팀이 수동으로 열차를 가동해 오후 7시10분쯤 구조됐다.
◇침수소동=8일 오후 6시10분쯤 회장밖 남문파출소옆의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이 불어나 남문주차장 주변과 재생조형관,놀이마당,남문파출소가 일부 침수됐다.
또 오후 8시쯤부터는 집중호우로 갑천주변 무대에 설치한 시설들이 파손되고 박람회장 남쪽을 흐르는 4m 깊이의 갑천이 고수부지까지 불어 각종 수상장비가 떠내려갔다.
침수소동은 기본적으로 갑천과 인접하고도 배수로 설비 등을 제대로 하지않은데다 특히 남문주차장 지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당초 1백98억원이 소요될 공사에 71억원만을 투입,임시 간이시설만을 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전소동=이날 오후 4시58분 서대전변전소 선로에 낙뢰가 치면서 이 충격으로 대전일대와 박람회장 주변에 순간적인 정전이 일면서 바람회장 35개 전시관 대부분이 정전됐다. 이 바람에 영화상영을 하던 쌍용지구관·대우인간과학관 등 일부 전시관의 행사가 10여분동안 중단돼 관람객들의 항의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책미비=조직위측은 앞으로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경우 전기를 사용하는 곤돌라와 모노레일,꿈돌이동산의 기구운행 중단을 검토한다는 방침만 세운채 완벽한 보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와함께 태풍 로빈의 북상으로 많은 비가 올 경우 9일 운영을 축소키로 해 대회운영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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