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합리화」차원 각종 특혜불구/부실기업 지지부진/80년대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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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특융받은 「진흥」등 경영 뒷걸음/부동산처분등 자구외면도 4사
국제그룹 해체에 대한 위헌결정,정인용 전 부총리에 대한 검찰조사 방침속에 산업합리화 차원에서 정리된 부실기업의 대부분이 아직도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의 제3자 인수과정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국민 돈을 지원받은 관련 기업이 여전히 회생되지 못해 거의 10년째 국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격이다.
4일 은행감독원에 띠르면 부실기업 정리명목으로 80년대 중반 부채규모보다 더 큰 특혜성 자금을 지원 받았던 48개 산업합리화 업체중 진흥기업 등 6개사는 경영이 오히려 더 나빠졌다.
부실기업들은 당시 한은특융 1조7천억원(연리 3%)과 이자유예·조세감면 등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중 국제그룹 계열사였던 국제종합기계(동국제강 인수)·남주개발(한일합섬그룹 인수)과 한진해운(옛 대한선주를 인수) 등 20개 회사가 92년말 현재 여전히 자본 잠식상태에 놓여 있다.
더구나 라이프주택 등 4개 회사는 특혜성 지원의 조건이었던 부동산처분과 같은 자구노력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있다.
이는 결국 국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부실기업과 인수기업에 자금을 대주었던 산업합리화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인식되고 있으며,따라서 앞으로는 정부지원 등을 통한 무리한 부실기업 정리보다는 주거래은행 등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경제원리에 입각한 「기업퇴출」 관행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본잠식 기업(92년말 기준)=진흥기업·오라관광·한국국토개발·풍만제지·미진금속공업·삼익가구(이상 정리당시보다 자본잠식규모 증가업체)·동방방직·대성목재공업·한양·한양유통·정우석탄화학·국제종합기계·삼익주택·범양산선·라이프주택개발·한진해운·남선물산·경남금속·남주개발·우성모직
▲자구의무 불이행 기업=라이프 주택개발·진흥기업·삼익주택·벽산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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