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제작자들 공인자질 갖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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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방송위원회가「텔리비전 심야 토크쇼 제작 관계자 회의」를 열어 최근 저질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TV 토크쇼의 개선방향을 모색하려 했으나 토크쇼 제작 관계자들과 상반된 공방만을 주고받다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다.
그 동안 토크쇼가 늘어나면서 방송사들이 선정적인 내용이나 말초적 대사·스캔들·신변잡기 등으로 경쟁을 벌여 공공성을 저해하고 방송의 질에 대한 저질성 시비가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음을 감안한다면 TV토크쇼 관계자들은 방송위원회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 수긍하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국민에게 건전한 방송을 제공하기 위한 방송감독기관의 지적에 수긍하지 않는 현 방송인들의 태도에 씁쓸할 기분을 느끼면서 지적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우선 토크쇼 진행자와 제작자들은 공인으로서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의해야 함은 물론 공인으로서의 인격과 자질을 스스로 갖추어야 하고 물질·정신적으로 사회생활에서 만인의 모범이 되어야 하다는 점이다.
그 다음 자니윤 쇼를 시작으로 부각된 토크쇼가 현재 KBS·MBC·SBS 등 3개 방송에서5개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양적으로 지나치게 늘어난 상황에서 제작 관계자들이 지나치게 오락위주의 미국식 관점에서 취급, 우리나라의 윤리관과 미국의 윤리관을 동일시하여 우리의 윤리관이 무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국민의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제작자들은 우리의 시청자를 미국의 시청자와 같은 맥락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고유색을 잃고 지나치게 오락에 치중하는 성향을 지향하고 우리의 방송문화가 국민의 정서에 맞는 토크쇼를 정착시키는데 제작 관계자들은 심혈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이고명<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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