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트인 대미철강수출/미 열연강판 무피해판정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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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 업계 무리한 덤핑제소” 반증한셈/포철합작 UPI사 도산위기 넘겨
13개월간 끌어오며 한국의 철강판재류 수출에 애를 먹여오던 미국과의 철강통상 분쟁이 예상밖으로 우리 수출이 활력으로 얻게 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났다.
대미수출 주력인 철강재가 미국 산업에 대한 무피해판정을 받게된 것은 미국 철강업계의 제소가 억지였음이 증명된 것이다.
우리 업계와 정부의 대미설득도 주효했고 정치성짙게 진행되는 덤핑절차에 경종을 울린 미국 언론과 최종적으로는 이성적인 결론을 낸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보여준 미국식 합리주의도 평가할 만하다.
한국 새 정부는 지난 3월 다른 경쟁국보다 한국산에 대해 유리한 판정이 내려졌던 반도체에 이어 2건의 대미 통상마찰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행운을 잡아 한미 통상관계의 호전이 예고되고 있다.
관련 품목중 특히 열연강판은 포철이 미국내 합작사인 UPI사에 대한 소재로 공급하는 것이고 UPI사는 폐쇄위기에 몰린 미 회사를 포철이 살려낸,한미 산업협력의 성공 사례로 이번 판정을 통해 부각됐다고 볼수있다.
대미 철강판재류 수출중 61%(연간 2억7천만달러)를 차지하는 열연강판이 무피해판정을 받게된 것은 사실 이같은 사정이 감안된 것이다.
UPI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의 국회의원 35명과 주지사 등은 포철이 덤핑판정으로 UPI에 대한 철강공급을 중단하게되면 UPI사가 도산위기에 몰릴 것을 우려,덤핑이 아니라는 주장을 해왔고 여기에는 주한 미 상공회의소까지 뜻을 같이 했었다. 또한 미국내 철강수요업체나 운송업체까지 덤핑판정에 항의할 정도여서 그동안의 덤핑절차가 무리였음을 반증했었다.
한국산 철강판재류는 올들어 6월까지 대미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65%나 줄어들 정도로 타격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번 판정으로 열연강판의 경우 수출이 정상화돼 UPI사도 경영위기를 넘기게 됐고 후판은 경쟁상대국인 브라질·캐나다 등이 62∼98%의 고율판정을 받아 우리 수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게 됐다.
미국산업에 피해를 주었다는 판정을 받은 냉연강판 및 도금강판은 각각 18.15%와 19.94%의 덤핑관세를 물고 수출을 해야하므로 지장이 있으나 경쟁국보다는 저율이어서 수출재개가 예상된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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