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제안 “봇물”/창구개설 백여일… 하루평균 42건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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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출입신고 간소화등 채택된 사례도 적지않아/유조선 이용한 해양도시·농군사관학교 착상도
「대통령은 한복을 입도록 하자」
「인생의 마지막 길을 가는 영구차 행렬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자」
총무처 국민제안 접수창구에는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10일 문을 연 이 창구에는 지난 10일까지 3천2백94건이 접수돼 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42.2건의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국민제안중에는 「운전면허 응시지역 제안 철폐」같은 법령·제도 개선사항이 43.6%인 1천4백37건으로 가장 많다.
또 「반상회 운영 철폐」같은 행정관행 개선이 34.5%인 1천1백38건,한약사 제도 도입 등 정책·시책 건의가 19.3%인 6백36건이며 민원해결을 호소하거나 정부에 격려하는 등 제안아닌 제안도 80여건이나 된다.
국민 제안중에는 금융기관과 우체국의 전산망을 연결해 도농간 금융서비스를 원활하게 만든 것이나 주민등록 전·출입 신고절차 간소화 등 행정쇄신위원회가 채택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된 경우도 적지 않다.
장애인에게 1종운전면허 취득을 제한한 제도를 폐지하고 농가주택을 가진 사람에게도 주택청약자격을 부여한 것 등도 그런 사례다.
국민제안중에는 이미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것을 내놓은 것도 있다. 또 기발한 착상,시대상황에 맞지 않는 것도 많다.
예를 들어 현재 일본 동경을 기준으로 한 표준시를 한국의 정중앙을 기준으로해 30분 늦추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세계표준시와 30분단위의 차이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버려졌다.
삼청교육대 운영이나 통행금지를 다시 하자는 건의도 있었고,청와대를 「인와대」나 「세종대」 「문민관」으로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유조선으로 바다에 해양도시를 건설,주택문제를 해결하자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있는가 하면 농업발전을 위해 농군사관학교를 설립하자,국화를 유채꽃 등 신명나는 꽃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있다.
또 운전자의 졸음을 막기 위해 안전띠에 공기주머니와 물주머니를 달자,도시 처녀와 농촌총각을 맺어주는 농촌총각 결혼사업단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나왔고,시·구청에서 신청을 받아 상호 합의로 근무지 근처 주택으로 교환하는 제도를 마련해 교통난을 해소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출됐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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