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아침 꼬박꼬박 먹는 게 무병장수 지름길|박용우<고려병원 가정의학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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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건강하려면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라.
우리나라 성인 네 명에 한 명꼴로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입맛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면서 아침생각이 더욱 없게 마련이다.
아침식사를 꼭 해야할 이유는 많다.
첫째 위장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침을 거르면 하루 세끼에 익숙해 있던 몸의 리듬이 깨지면서 소화효소·위산분비 및 위장관운동이 불규칙해져 기능성 위장장애나 위염이 잘 생긴다. 아침을 안 먹으면 점심·저녁에 과식하기 쉬운데 한참 비어있던 위장에 갑자기 많은 음식이 들어오면서 위의 부담이 더해진다.
둘째 활기찬 하루를 만들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연료가 다 떨어진 차를 끌고 장거리 여행을 뒤겠다는 무모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침을 거르면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활동열량 부족으로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일하려니 자극이 필요하게돼 담배·커피에 의존하게 된다.
스트레스 대처능력도 떨어지고 작업능률도 높일 수 없다. 연구보고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거르면 집중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체중조절과 아침식사의 문제다. 우리 몸은 외부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적응력을 갖고 있다. 단식·절식을 시작하면 인체는 바로 비상사태를 선언, 신체대사율을 떨어뜨려 열량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흡수되는 영양소는 체내에 저장하려는 양상을 보이는 등 급격한 체중감소에 대처한다. 아침식사를 거를 경우 18시간의 짧은 단식효과로 인해 체중조절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 듣고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식은 평소하루세끼의 각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지 끼니 수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한두끼 먹고 장수했다는 사람들의 특별한 경우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꼬박꼬박 먹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남자는40%, 여자는 28%나 더 높다.
무병장수를 위해 보약·영양식 등을 찾는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면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장수비결임을 알아야 한다.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려면 이런 사실들을 잘 아는 것과 함께 바로 실천, 생활화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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