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 생존법] 새 주인 찾고…새 브랜드 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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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섬유.의류업체들이 살 길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해 30여개의 브랜드가 정리되고 20여개 브랜드의 주인이 바뀌는 진통을 겪었던 의류업계는 구조조정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짓고, 제품 다양화를 통해 수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섬유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수출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구조조정 본격화=법정관리 중인 의류업체 나산은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나산 측은 상반기 중 매각주간사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나산 관계자는 "국내외 4개 회사가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연내 매각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역시 법정관리 중인 진도도 지난해 말 매각 공고를 냈다. 진도는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중에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신원은 20대 초반을 위한 캐주얼 의류 '아이엔비유'를 정리하는 대신 신발과 잡화 브랜드를 내놓았다.

신원 측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중복되는 상품군을 정리하는 대신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사업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객층 확대=최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수요층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도 의류업계의 생존전략의 하나다.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를 운영하는 더베이직하우스는 최근 '마인드브릿지'라는 30대 위주의 브랜드를 시작했다.

캐주얼 '쿠기'로 유명한 휴머스는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 '스위퍼'를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성인 캐주얼인 '빈폴'은 최근 '빈폴 키즈'를 선보이며 여성과 남성 및 아동이 함께 즐기는 온 가족의 브랜드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FnC코오롱이 올해 초 선보일 캐주얼 브랜드 '제이폴락'도 7~12세의 아동부터 30대 중반의 남녀성인까지 폭넓은 타깃을 염두에 둔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10대 위주였던 브랜드가 30대 위주로 폭을 넓히는 등 불황기의 의류업계에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내수 침체와 값싼 중국제품의 추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섬유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효성은 올해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능성 섬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새한 역시 고부가가치 섬유 개발과 중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섬유교역 자유화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빼앗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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