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증자' 삼성전자에 짐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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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증자에 참여할 경우 주가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한누리증권이 6개월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62만8천원으로 올린 것을 비롯해 한화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은 각각 60만원으로 높였다. 하나같이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지금으로선 삼성카드가 추진하는 1조원 규모 증자에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보는 것 같다. 김진표 부총리가 최근 밝힌 바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증자 규모 1조원 중 삼성생명이 출자한도인 5천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5천억원은 삼성전자 등 다른 대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56%)와 삼성캐피탈(75.0%)의 최대주주다.

현대증권 김장열 팀장은 "삼성카드 증자 참여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알려진 대로 5천억원을 증자하는 것이라면 삼성전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12일 "대주주의 적극적 책임분담으로 일단 봉합된 LG카드와 달리 삼성카드는 처리 과정에서 대주주와 외국인.소액주주의 이해상충을 심하게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金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삼성카드 증자 참여에 문제가 안 될지 모르지만, 출자 규모를 떠나 삼성전자가 카드의 지배주주라는 측면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주의 급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0만5천원으로 하락했다.

관건은 57.95%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들의 태도다.

삼성전자가 빼어난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지속할지, 삼성카드 증자 참여로 주가 추가상승에 발목이 잡힐지가 앞으로의 포인트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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