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소음·진동피해 심각|용인 마성터널 공사장 옆 백현마을 5백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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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도 용인군 구성면 동백리 백현마을 5백여 가구 주민들은 요즘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다.
마을에서 2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마성터널 공사현장의 암반 발파소음과 진동 때문이다.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진동으로 주택 벽에 균열이 생기고 젓 먹이들이 폭발음에 놀라 경기를 일으키기 일쑤다.
주민들은 행정관청에 진정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공기내 공사를 마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반응뿐이어서 주민들만 불편을 겪고있다.
◇마성터널공사=왕복 2차선인 영동고속도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자 한국도로공사는 91년9월 신갈∼원주간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키로 하고 구간별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백현마을과 용인IC를 잇는 마성터널은(주)대우가 지난해 10월에 착공했다. 이 터널은 길이가 1천4백50m로 국내 고속도로터널 중 가장 길다. 현 공정은 50%로 내년 9월 완공예정.
◇주민피해=하루에도 수십번씩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작업이 실시되고 있어 홍순만씨(59·농업·마성리)가 기르는 송아지와 오효근씨(37·농장경영·마성리)의 돼지가 폭발음에 놀라 죽었고 터널 옆 성저양어장의 물고기가 떼죽음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
박환교씨(59·농업)의 집은 최근 공사장에서 돌이 지붕으로 날아들어 천장에 구멍이 뚫렸으며 이영자씨(53·여·농업)는 날아드는 파편을 피하려다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지하수로 식수를 충당하는 주민들은 공사현장 굴착공사로 수맥이 끊기는 바람에 최근에는 식수가 고갈돼 때아닌 식수난까지 겪고있다.
발파진동으로 인한 피해도 커 현재 40여 가구의 방바닥과 벽에 균열이 가 비가 새는 등 불편을 겪고있다.
◇문제점=주민들은 지난달 관할 용인군과 도로공사에 진정서를 접수시키고 대책을 호소했으나 도로공사 측은 (주)대우에 책임이 있다며 모든 책임을 대우 측에 떠넘기고 있고 대우와 관할 군청은 정확한 피해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또 현행 법규는 다이너마이트 폭파 작업시 경찰이 현장에 입회, 안전대책을 점검토록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관할 용인경찰서는 이 같은 현장안전 점검을 실시한 사실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대우와 대우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인풍건설(주)측은 『공기내 완공을 위해선 24시간 계속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본의 아닌 주민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확한 실태를 조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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