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식 안해야 진행 편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여자. KBS-2TV의 종합정보프로 『전국은 지금』에서 리포터로 뛰고 있는 오현정(23)을 주위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첫눈에 들어오는 외모와 자동 소총처럼 빠르고 정확한 말솜씨로 출근 전인 시청자들의 졸음을 단번에 쫓아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녀가 TV에 모습을 처음 나타낸 것은 불과 1년전. 91년 인하공전 항공운항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1년간 근무한 그녀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KBS의 리포터로 발탁돼 처음으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스튜어디스 생활을 하면서 익힌 외국생활에 대한 감각과 생방송 도중 흔히 일어나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녀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처음 마이크를 잡았으나 신인답지 않은 생동감 있는 진행으로 시선을 끌었다. 생방송인 『전국은 지금』에서도 그녀는 실수를 하면 이를 감추려 애쓰지 않고 웃으며 인정하는「정면돌파형 진행」으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내고 있다. 『사람들을 마이크 앞에 세우는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 모두들 긴장해서 얘기가 제대로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사람들이 마이크 앞에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말을 건네는 나 자신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넉넉한 집안의 막내딸로 자란 탓인지 실제로 자신의 성격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 못돼서 솔직한 리포터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그녀.
스스로 『남들 앞에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낙천적인 기질과 강한 자기 표현욕구를 가졌다』고 말하는 그녀는 아직 얼굴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신인인데도 타고난 끼를 인정받아 최진실·이응경·박혜란 등을 발굴, 스타제조기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전속모델로 발탁됐다.
또 영화와 드라마 쪽에서도 출연교섭이 쇄도해 그녀는 요즘 시간을 어떻게 쪼개 쓸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연기는 전혀 해본 적이 없어 당분간은 리포터와 MC 일을 열심히 할 작정이에요.』
중학교 때부터 해온 신 체조로 몸매 다듬는 일을 즐기며 한 달에 평균 다섯 번 이상 극장을 찾을 정도로 영화광이기도 하다. 혼자 연기공부를 해 자신이 붙으면 그때 가서 연기자로 데뷔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 <곽한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