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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문학 남-북한서 평가 "비슷"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종자 론을 문예창작·비평원리로 추종하는 북한은 춘원 이광수의 문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 역시 현재 우리 국내학계에서 내린 평가와 비슷한 연구방향과 평가 틀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국학연구소가 개최한「한국근대 1백년문학사의 재조명-춘원 이광수 문학연구」란 국제학술회의에서 김영민 교수(연세대)는 18일 주제발표를 통해『80년대 중반이후 남-북한이 이광수 문학에 대한 평가와 연구성과에서 접점을 형성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남-북한에서의 이광수 문학연구사정리와 검토」란 주제발표에서 56년 이후 86년까지 북한에서 발간된 6권의 문학사를 검토해 이같은 결론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이광수 문호에 대해 최초로 기술한 책은 56년 나온 안함광의『조선 문학사』. 이때부터 북한에서는 이광수를 반동적 부르좌 문학의 대표작가로 묘사하면서 단지 카프이론가들의 비판대상으로만 짤막하게 소개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86년 정홍교·박종원·류 만 3인이 공저로 펴낸『조선문학개관』에서 이광수 문학의 긍정적 면을 처음 소개하는 변화를 보였다.
이 책에서는 과거와 달리 문학사 속에「부르좌 계몽문학으로서의 신문학」이란 독립된 장을 마련해 최남선과 함께 이광수의 계몽성·언문일치운동에서의 역할 등을 인정했다. 또 동경과 상해에서의 독립운동부분도 언급해 서술태도에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이후 나온『조선근대 및 해방 전 현대소설사 연구』에서도 이같은 시각이 그대로 유지돼 오고 있다고 밝혔다. <윤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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