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방인 출신 노승기 소방국장(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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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소방기술­조직발전에 온힘 쏟을터”
최근 내무부는 인사 「혁명」을 단행했다. 지금까지 일반직을 임명하던 관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소방인출신의 전문직을 소방국장에 전격 임명했다.
75년 8월 소방국장 자리가 처음 생긴이후 열네사람이 이 자리를 거쳐 갔지만 8일 임명된 노승기 소방국장(56)이 전문소방인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때문에 내무부안에서는 「혁명」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노 국장 개인으로서도 영광이지만 1만5천여명에 이르는 소방공무원 모두의 경사로 치부되고 있다.
『제가 국장이 되자 소방직 동료나 부하직원들로부터 「앞으로 잘하겠습니다」고 다짐하는 축하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노 국장은 자신의 소방국장 임명이 지금까지 소위되고 침체됐던 소방직 공무원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것 같다고 자평한다. 소방국장 자리는 전국 1만5천여 소방공무원과 7천7백여명의 의용소방대를 총괄 지휘·감독하는 소방사령탑.
그러나 지금까지는 계속 일반직이 차지해왔고 따라서 다음자리에 대비해 한동안 그저 「거쳐가는」자리쯤으로 인식돼 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때문에 자연 소방조직발전이나 기술개발이 뒷전으로 처질수밖에 없었고 소방직공무원들의 사기도 여느 공무원들보다 낮을 수밖에 없었다.
소방직 공무원들이 노 국장의 임명을 「내일처럼」 기뻐하는 것도 바로 『소방국장을 전문직으로 하겠다』는 이해구장관의 약속에 따라 이들의 오랜 꿈이 이제야 실현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노 국장의 양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들의 해보겠다는 의지를 여하히 집약시켜 국민들에게 재난해소 등 어떻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냐가 제일 큰 과제입니다.』
노 국장은 이번 임명을 32년 소방직공무원 생활의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알고 「3망원칙」,즉 몸과 집과 사생활을 모두 희생해서라도 최대의 봉사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나라 소방분야는 역대 정부로부터 등한시돼 온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는 전 소방공무원들이 똘똘 뭉쳐 소방기술은 물론 조직발전을 이룩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노 국장은 공무중 틈틈히 서예와 글솜씨를 익혀 대한민국 서화예술인회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시집 『흰구름 가는 곳』 등 세권의 저서도 출간했다.<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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