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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핑퐁 마녀」덩야핑-"화끈한 「재기 손맛」보일터"|22일 개막 코리아그랑프리 탁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녹색 테이블의 마녀」로 불리는 덩야핑(20)이 권토중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달 제4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초반탈락의 참담한 수모를 겪었던 덩야핑이 93중국 그랑프리대회(17∼20일·북경)에 이어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벌어지는 제1회 코리아그랑프리대회에 출전, 명예회복에 나선다.
새롭게 세계탁구여왕에 오른 현정화(한국화장품)가 방송출연·팬 사인회 등으로 모처럼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동안 피나는 훈련에 몰입했던 덩야핑이 만 한달만에 쓰라린 과거를 딛고 재기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총상금 6만 달러를 걸고 11개국 51명의 선수가 출전, 단·복식 2개 종목에서 패권을 가리는 코리아 그랑프리 여자부(23명)에서 덩야핑의 상대는 한국의 신예라켓들을 포함, 세계 20위인 헝가리의 실라바토프리.
또 양잉·리리 등 중국의 신진세력들도 결코 가벼이 넘길 적수가 아니다. 세계대회에서 따 놓은 당상과도 같던 탁구여왕의 꿈을 앗아가며 32강에 주저앉힌 장본인이 바로 중국계 싱가포르 선수인 징준훙이었기 때문.
등의 세계대회 패인은 크게 세 가지로 지적된다.
첫째, 91지바 세계대회 및 92바르셀로나올림픽 단식챔피언으로 근2년간 국제대회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화려한 전적에서 비롯된 자만심.
등은 93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 후 거액의 격려금을 받아들고 복식 짝인 차오훙 등과 어울려 쇼핑에 열중하는 등 안이한 개인전 대비로 화를 자초했다.
둘째, 혼합복식 파트너인 린즈강과의 염문설이 나도는 등 흐트러진 정신자세로 스매싱 연타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것.
마지막은 기술상의 문제점으로 자신의 백핸드 이질러버에 익숙한 같은 중국대표출신 선수들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한 점이다. 긴돌기의 이질러버로 상대의 어정쩡한 리시브를 유도한 뒤 장기인 포핸드스매싱으로 선제 득점하는 등이 찬스를 만들어내는 이질러버가 통하지 않았을 땐 뾰족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과연 등이 이같은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 달라진 모습으로 대회에 임할지 주목거리다.

<현정화는 출전 안해>
한편 현이 불참하는 한국은 홍차옥(한국화장품)외에 셰이크 드라이브의 박해정(제일모직),등과 같은 이질러버의 유지혜(선화여상), 현정화를 닮은 전진 속공수 이은실(경일여고)등 차세대 주역들이 덩야핑 등 중국사단과 맞붙어 얼마만큼의 성적을 일궈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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