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독일산 밀 “수입금지”/극우파 외국인테러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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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독 외무 “외교·경제적손실 잇따를 것”우려
【베를린=유재식특파원】 독일내 외국인에 대한 독일 극우파의 폭력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의 외국인 빵제조업자 연맹이 독일산 밀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수결정은 그동안 독일 정치인들이 외국인에 대한 폭력이 계속될 경우 외국의 독일상품 수입금지 등으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해온 가운데 나온 것으로 극우파의 외국인 테러와 관련,독일이 외국으로부터 금수조치를 당하기는 처음이다.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지는 16일 이번 결정은 최근 독일 여러 도시에서 자행되고 있는 터키인에 대한 공격때문이라고 이 연맹의 누레틴 아크불루트회장의 말을 인용,이같이 보도했다.
이 연맹은 소속된 터키·모로코인 빵제조업자 1백10명은 그동안 밀의 90%를 독일에서 수입해 왔다.
한편 독일정부는 외국인의 국적·시민권 취득규제를 완화할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16일 연방하원에서 극우파의 외국인테러와 관련한 「정부선언」을 발표,독일거주 외국인의 독일국적 취득 요건을 완화하고 독일출생 터키인에 대해서는 이중국적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콜 총리는 이를 위한 법률안이 현 의회의 임기가 끝나는 94년말 이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은 『평소 독일을 좋게 생각하던 동맹국들도 이젠 독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극우파의 외국인테러로 인한 막대한 외교적 손실에 대해 경고하고,세계는 말과 유감표시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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