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긴급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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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남북한이 이달 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8일 오전 발표하자 외신들은 이를 긴급 뉴스로 다뤘다. 외신은 2000년에 이어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난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북핵 문제와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했다.

AP통신은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첫걸음으로 원자로를 폐쇄하고, 한반도에 낙관론이 확산되는 중에 회담 개최 합의가 이뤄졌다"며 핵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은 남북 양측의 깜짝 발표에 낙관적 전망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현실적으로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중국 교수의 분석을 소개하며 대선에 미칠 영향을 언급했다.

뉴욕 타임스는 인터넷판을 통해 "남북은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추진력' '평화를 여는 중요한 의미'로 의미를 부각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구체적 어젠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교류를 차츰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선 상황을 소개하며 "임기 말 낮은 지지도의 노 대통령에게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대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반발을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주요 뉴스로 다뤘다. 교도는 "북한이 미국과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납치 문제로 대립하는 일본을 견제하고, 외교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NHK방송도 서울특파원을 연결해 정상회담 개최 배경 등을 긴급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도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2000년 열린 정상회담이 남북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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