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 학술대회인 세계당뇨대회의 서울 개최가 무산된 것을 놓고 대한당뇨병학회와 코엑스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대회는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해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고, 호텔업 등에서 수백억~수천억원의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만큼 모두에게 기대가 컸던 행사였다.
문제의 발단은 2006년 11월 서울에서 열기로 한 세계당뇨대회를 세계당뇨연맹(IDF)이 지난해 말 취소하면서다. 세계연맹과 대한학회는 "코엑스의 관료주의와 안일한 협상 자세 때문에 도저히 서울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엑스 측은 "세계연맹과 대한학회가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세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임대료 문제에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임대료(9억원)가 다음 개최지보다 훨씬 비쌌다"고 밝혔다.
반면 코엑스 측은 "코엑스의 임대료는 동남아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대회 유치를 위해 오히려 임대료를 60%까지 깎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엑스 관계자는 "특히 계약 조건에 북한의 침공 위협 등으로 대회가 취소됐을 때 임대료 등을 환불하라는 내용을 넣으라는 것은 국제 관행을 무시한 처사"라며 "학회가 국제연맹에 너무 끌려다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측의 다툼에 대해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국가에 큰 이익이 되는 국제 행사가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세계당뇨연맹의 고압적인 자세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