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영 첫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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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박태환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 그의 목표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중앙포토]

수영은 올림픽에서 한국인이 가장 무관심했던 종목 중 하나였다. A파이널(8강)에 오르기만 해도 대단한 성적일 정도로 세계 수준과는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선 수영 경기가 열리는 내셔널 아쿠아틱센터로 한국인의 눈과 귀가 집중될 예정이다. 박태환(18.경기고.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3월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를 석권하면서 국민들이 박태환에게 거는 기대는 분명해졌다. 수영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다. 박태환이 백인의 아성인 자유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다면 중국의 류샹이 육상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딴 것과 같은 아시아의 경사다.

그러나 상황이 간단치는 않다. 현재 박태환의 최고기록인 3분44초30(자유형 400m)과 14분55초03(자유형 1500m)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의 동메달 기록에도 미치지 못한다. 당시 400m 우승자는 호주의 이언 소프(3분43초10), 1500m 우승자는 역시 호주의 그랜트 해켓(14분48초33)이었다. 소프를 제외하고 당시 메달리스트들인 클레트 켈러(400m 동메달), 라슨 젠슨(이상 미국.1500m 은메달), 데이비드 데이비스(영국.1500m 동메달)는 현재도 왕성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고, 마테우츠 사브리모비츠(폴란드), 우사마 멀룰리(튀니지) 등 신예들이 가세했다.

멜버른 대회를 계기로 박태환은 세계 수영계에 존재가 확실히 노출됐다. 자유형 400m에서 깜짝 우승하자 당장 1500m에서 다른 선수들이 견제를 시작했고 박태환은 예선 탈락했다. 베이징에선 견제가 더 심해질 것이 뻔하다. 안창남 KBS 수영 해설위원은 "대회 경험에서 박태환은 해켓 등 쟁쟁한 선수들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한번 당해본 그들이 베이징에서 또 당하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영 전문가들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태환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박석기 코치는 "멜버른 대회 이후 훈련 파트너가 교체되고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훈련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21일부터 일본 지바에서 열리는 프레올림픽은 그간의 훈련 성과를 가늠하는 중간평가가 될 것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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