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우주시대 준비 위해 96, 99년 또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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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과학1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계기로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과학1호」개발 총 책임자인 한국 항공우주연구소 유장수 박사(41)는 발사직후 배달된 대통령의 축전에 그 동안의 긴장과 피곤아 싹 가셨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로킷 발사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일반인들의 인식부족이었다며『표면적으로는 인류의 꿈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실생활과 거리가 있는 공허한 연구로 취급받는 것이 우주개발연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0년 국책과제로 지정된 뒤에도 3년 동안 관련부처의 예산담당자들을 찾아다니며 계획된 예산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유 박사는 『그런 노력을 연구개발에 쏟을 수 있다면…』하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우주개발은 이제 통신·자원탐사 등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 뿐 아니라 수학·물리학 등 모든 기초과학의 밑거름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산업의 원동력으로, 과학기술정책의 선봉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유 박사는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러시아 등과 같은 군사적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 우주개발이 추진돼야한다며 우리나라는「유럽형 모델」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현재 우주개발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는 프랑스입니다. 프랑스가 우주개발에 GNP대비 0.05%를 투자하고도 0.2%를 투자하는 미국보다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내실 있고 경제적인 우주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이죠.』
우리 나라의 경우 적어도 GNP대비 0.01%는 우주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유박사는 96년에 발사될 2단 중형 로킷과 99년까지 개발될 3단형 과학 로킷도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첫 과학위성으로 우리별 1호가 쏘아 올려졌을 때 가장 부럽고 아쉬웠던 점이프랑스의 아리안 로킷이었다며 우주개발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전=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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