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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섹시 레스토랑, 한국서 기대 이상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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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패밀리 레스토랑 ‘후터스’는 튀는 스타일의 음식점이다. 가슴이 깊게 패인 민소매 셔츠에 주황색 핫팬츠를 입은 ‘몸짱’ 여성, 후터스 걸들이 음식을 나른다. 전세계 450여곳 매장에서 일하는 2만5000명의 후터스걸들은 매년 수영복 경연 대회를 열어 성인 잡지를 연상케 하는 ‘화끈한’ 화보집을 낸다. 속어로 ‘여성의 가슴’을 뜻하는 상호(HOOTERS)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음식에 ‘섹스 어필’을 얹어서 판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1983년 미 플로리다의 소도시에서 문을 연 이래 비판이 끊인 적이 없지요. 그대로 20여년만에 미국에 400개 넘는 매장이 들어선 걸 보면 이런 업태를 좋아하는 이들이 적잖다는 증거지요.” 서울 서초동 2호점 개점을 맞아 방한한 후터스 미국 본사의 코비 브룩스(41·사진) 대표를 최근 서울 압구정동 후터스 1호점에서 만났다. 작고한 로버트 브룩스 창업자의 아들이다.

 -한국에 진출(1월)한 지 반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아 문화적 이질감이 꽤 클텐데.

 “아시아 시장이 퍽 보수적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 상품화 논란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런 논쟁에 익숙하다.”

 -그러면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15살 때부터 아버지의 사업을 봐 와서 그런지 뭐가 그렇게 잘못됐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후터스의 창업 초기부터 섹슈얼리티(sexuality)를 판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근본적인 걸 비판하면 대화가 어렵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윤리·도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후터스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우리는 비도덕적인 기업이 아니다. 한국 후터스걸들의 급여는 시간당 1만원 정도로 많은 편이다. 미국 본사도 성희롱 문제 등에 엄중히 대처한다. 영업 능력이 뛰어난 후터스걸들은 승진도 잘 된다. 후터스걸 출신 지점장이 50명이 넘는다.”

 -급성장한 동력은 무엇인가.

 “분위기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베니건스가 음식에 집중한다면 우린 그에 못지않게 편하고 활기찬 분위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 편한 옷차림으로 들어와 떠들면서 스포츠 게임을 보거나 후터스걸들과 잡담을 나눈다. ”(한국의 경우 손님의 70% 정도가 남성이다)

 -후터스 걸의 선발 기준은.

 “재미있고 활기차고 매력적인 여성을 원한다. (외모를 보지 않느냐고 묻자) 보통 사람보다는 몸매가 좋아야 한다. 우리 유니폼 은 맞춤복이 아니라 사이즈가 정해져 있다.” (한국 후터스걸 유니폼 사이즈는 44 또는 55라고 한다.)
 -외모 차별 아닌가.

 “치어리더를 뽑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미국 정부도 우리의 채용 기준을 BFOQ(Bona Fide Occupational Qualification·선의의 직무 요건)로 인정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는.

 “압구정 1호점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7개월만에 2호점을 낸 것도 고무적이다. 3년 안에 8개 매장을 내는 게 목표다. 일본·중국 진출이 본 궤도에 오르면 서울을 아시아 본부로 삼을 수도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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