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신나는 "고공비행〃|박종환 감독 창 대신 방패로 9연속 무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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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천마 일화는 쾌청, 현대·대우·LG는 흐리고 유공은 짙은 먹구름에 가려있음』. 지난 3월28일 개막돼 전반기 팀당 10게임 중 29일 제10주째 경기만을 남긴 올 프로축구의 기상도다.
프로축구는 6월 들어 94미국 월드컵 아시아D조예선전(6월5∼13일)및 대통령배국제대회(19 ∼28일)가 잇따라 국내에서 개최됨에 따라 한달 간의 휴식기를 거쳐오는 7월3일 재개된다.
모두 9게임씩을 치른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일화가 승점22로 선두를 쾌주하고 있고 포철·현대·대우가 나란히 승점16으로 공동2위를, LG가 승점15로 5위를, 그리고 유공이 승점12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일화의 초반강세가 전반기 리그의 두드러진 특색. 일화는 9게임연속무패(4승5무)속에 3주연속 단독선두를 순항중이다. 이와 함께 일화는 7게임연속무실점 행진을 계속, 최다연속게임 무실점(종전 6게임·대우)기록을 세워「일화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화의 초반상승세는「신의 손」으로 불리는 러시아 GK 사리체프의 절묘한 필드골 방어력과 올 들어 새 면모를 보이고있는 박종환 감독의 용병술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모두 30게임에 21실점(게임당평균 0.7골)을 기록, 최고의 수문장으로 각광받은 사리체프는 올 시즌 9게임에서 단1골만을 허용함으로써 지난해를 능가하고 있다. 사리체프의 활약과 함께 일화의 선두 질주는 득점력 보다는 수비력을 중시한 작전을 구사한 결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제까지「공격축구」를 신봉해온 박 감독이 올 들어 중앙수비를 두텁게 쌓는가하면 공격진 역시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실리축구가 전반기에선 주효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대우는 옛 명성에 걸맞지 않게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는 시즌 초 손질한 메릿 시스팀에 대한 선수단내부의 갈등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대우는 김주성(독일 보쿰팀) 등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지 못한데 따른 세대교체 후유증을 앓고있다.
지난해 시즌도중 사령탑교체의 진통을 겪은 유공 역시 대폭적인 물갈이 과정에서 뚜렷한 신인발굴에 실패했다.
더욱이 폴란드출신 용병인 GK 토쉐프나 필립 등도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있는 것도 유공이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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