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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꿈 '우주 비행'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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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0대의 전직 미국 여교사가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꿈을 21년 만에 이루게 됐다.

3일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따르면 여교사였던 바버라 모건(55·사진)은 33세였던 1985년 “우주왕복선을 타보고 싶다”는 간절한 편지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보내 탑승자 후보로 뽑혔다. 고된 훈련을 거친 모건은 다음해인 86년 1월 발사되는 챌린저호에 타고 우주를 여행하려 했다가 쓰라린 좌절을 맛봐야 했다. 같은 교사 출신인 크리스타 맥컬리프가 대신 선택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불운이 아닌 천운(天運)이었다. 출발 직후 챌린저호가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승무원 7명 전원이 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3년 지구로 귀환하던 컬럼비아호 마저 또다시 폭발하자 유인우주선 계획에 대해 비난이 쏟아졌고 그의 소원은 영영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모건은 꿈을 접지 않고 노력한 끝에 98년 정규 우주비행사 자격을 따냈다. 이후 7년간의 지상근무를 훌륭히 마친 덕에 마침내 7일 발사되는 50억 달러(4조6000여억원)짜리 엔데버호의 탑승자로 선발됐다. NASA는 챌린저호에 탔던 맥컬리프의 죽음 때문에 그동안 여교사 출신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내는 것을 주저해 왔다.

선량하고 순진한 이미지의 여교사 출신이 또 한번 희생될 경우 타격이 엄청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NASA는 모건의 능력을 높이 사 엔데버호에 태우기로 결정했다.

모건은 우주선 안에서 화상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시간이 허락하면 비행사들의 활동을 찍은 비디오도 보여주게 된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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