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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여성 노동자상」수상 이금희 상은 노조부위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노총이 매년 노조발전과 여성노동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힘써온 여성노동자에게 시상하는 상이「모범 여성노동자」상. 올해의 대상 수상자로는 상업은행 노조부위원장 이금희(35)가 선정됐다. 이씨는 89년부터 단체협약 교섭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여행원의 행원전직에 따른 호봉격차를 시정하는 등 여성노동자의 권익증진과 노동조건 향상에 공헌한 공로가 인정된 것이다.
『수상소식을 듣고 매우 당황했습니다. 많은 여성조합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도와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구여상을 졸업하고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씨는 80년 장위동분회의 대의원에 당선, 최연소대의원으로 노조와 인연을 맺으면서 조합활동을 시작했다. 89년에는 노조 여성부장으로 집행부에 참여, 당시 문제가 됐던 여행원의 처우개선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은행측과의 협상을 통해 쟁취해내는 등 개가를 올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여행원의 행원 전직에 따른 호봉격차의 시정. 당시 행원은 1년을 1호봉으로 하는데 비해 전직고시·책임자고시를 통과하거나 10년 이상 장기근속자특별조치로 여행원이 행원으로 전직할 때는 3년을 기준으로 1호봉으로 계산하도록 돼있었다. 따라서 같은 해에 입행한 남행원과 여행원의 경우 20년을 근속했을 때 최고 8호봉까지 차이가나 급료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등 대표적인 남녀차별 조항으로 꼽히고 있었다. 이씨는 이를 우선 시정해야할 차별조항이라고 판단, 그해 단체협약에서 2년을 1호봉으로 계산토록 고쳐 호봉격차를 줄임으로써 실제적인 임금인상효과를 가져다주는데 큰 몫을 해냈다.
『여직원의 경우 결혼과 함께 가사·육아문제로 퇴직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늘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는 그는 92년 상업은행 노조사상 최초로 임기 3년의 여성 부위원장에 당선되면서 탁아문제를 앞으로 해결해야할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미혼인 이씨는 『노동운동을 이해해주는 남자면 언제라도 결혼할 생각』이라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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