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구에 2개학군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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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인천지역 인문계고교의 학군제가 실시된 지 12년째-. 학군제 실시 당시 4개 구였던 행정구역은 6개 구로 늘었고 시세도 크게 팽창했으나 학군은 여전히 2개군으로 묶여있어 일부지역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하는데 왕복3시간씩「콩나물버스」속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 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한다.
지난 21일 오전6시30분, 인천시 서구 가정동235에 사는 송도고1년 장윤석군(15)은 오전8시30분에 시작되는 보충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나선다.
집에서 도보로 5분만에 버스정류장에 도착. 10여분간 기다려 46번 버스(남구연수단지∼서구 원창동·l2대, 12∼13분 배차간격)에 올라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 안에서 1시간여 시달리다 남구 옥련동 산18소재 학교 앞 삼거리에서 하차, 다시 10여분간 걸어 교실에 들어선다. 보통 집에서 학교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20여분.
교통체증이 심하거나 집에서 10분쯤 늦게 출발하면 1시간40여분이나 소요되기 십상이다.
귀가시간도 마찬가지. 오후8시30분 자율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면 보통 9시50분에서 10시 사이에 파죽음상태가 되어 집에 도착한다.
장군이 이처럼 통학에 불편을 겪는 것은 집이 있는 서구와 학교가 위치한 남구가 같은 학군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남동구 구월2동342에 사는 인항고1년 윤정균군(15)은 남구 용현동627소재 학교를 다니는데 버스를 두번 타야한다. 학교 앞까지 곧바로 가는 버스노선이 없기 때문이다.
윤군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은 오전6시30분쯤. 10분간 걸어 구월 테니스장 앞에서 33번 버스 (중구연안부두∼남동구 만수동·27대 4∼5분 배차간격)를 타고 용현동 버스터미널에서 하차, 다시 14번(중구연안부두∼북구 부평동 쌍굴다리·20대, 9∼10분 배차간격)이나 36번 버스(중구연안부두∼남동구 구월동 숭덕여중·18대, 7분 배차 간격)로 갈아타고 학교 앞 삼거리에서 내려 도보로 또 10여분간 걸어 학교에 들어선다. 평소 소요시간은 1시간10분이나 교통체증이 심하면 1시간30분 이상 길에서 시간을 허비한다.
시 교육청이 최근 인천시내 28개 인문계고교 1학년학생 1만3천88명을 대상으로 통학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8%인 6백28명이 등교하는데만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내 고교생들이 이같이 장거리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학군제시행당시인 81년 4개 구였던 행정구역이 88년부터 6개 구로 확대되었으나 학군재조정은 없었기 때문.
따라서 인천시학군은 중·동·남·남동·서구 등 5개구는 1학군으로, 북구만 2학군으로 나누어진 기형적 편제를 이루고 있어 같은 학군인 1학군 내에서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송도고·인항고등에 배정된 학생들은 버스를 2∼3차례씩 갈아타는 불편을 겪고 있다. <김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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