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과 효과|투자「간접시설」까지 1조2천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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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엑스포를 한번 치르는데는 얼마나 돈이 들고 남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과학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엑스포는 주최국이 세계 각국에 자국의 부와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자리인 만큼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지난해 세비야 엑스포와 바르셀로나올림픽을 동시에 치른 스페인의 경우 올림픽 때는 직접사업비 18억 달러, 사회간접시설투자비 40억 달러를 합쳐 총58억 달러를 썼으나 엑스포에는 직접사업비20억 달러, 사회간접시설투자비 90억 달러 등으로 올림픽 때보다 두배 가까운 1백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대전엑스포의 경우도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때의 총경비 1조9천억원보다는 적지만 직·간접으로 1조2천억원이 들어간다.
엑스포 조직위가 순수하게 박람회 행사에 쓰는 4천1백7억원 이외에도 대전시가 도로건설·상하수도정비공사·시가지정비등에 정부보조·지방예산으로 총2천8백54억원을 쓰며, 참가기업체들이 총3천억∼3천5백억원을 쓰고 경부고속도로·지방도로확충공사 등 각종 기반시설공사에 1천여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같이 투자되는 돈은 엄청나지만 주최측은 엑스포행사로 짭짤한 수입을 얻기도 해 한때는「돈벌이수단」으로까지 여겨지던 적도 있었다. 지난 1851년 세계 최초의 근대적 엑스포였던 영국런던엑스포는 빅토리아여왕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낸 기부금 등을 기초로 총7만5천 파운드를 투자, 개최됐는데 영국은 입장료 수입만 42만3천파운드를 올려 다섯배 이상 흑자를 올렸고 이후 각국이 앞다퉈 엑스포를 개최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도 소모성 비용격인 운영자금은 모두 각종 수익사업에서 얻어지는데 지난해 4월부터 1백76일 동안 열렸던 세비야 엑스포의 경우 하루평균 23만7천명씩 총4천2백만 명이 입장, 입장수입만 15억 달러를 올리는 등 수익사업으로 운영비 20억원을 충당했다. 대전엑스포위도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2천30억원은 박람회장 건설비 2천33억원에 충당하고, 운영비 2천1백37억원은 벌어서 쓰고있다.
그러나 엑스포는 눈에 보이지 않게 얻어지는 이득이 더 커 지난 70년 열렸던 일본오사카엑스포의 경우 64년 도쿄올림픽 때보다 10배 더많은 돈을 썼지만 투자비용보다 25배 정도 많은 부가가치가 생겼고 일본의 경제·외교발전을 10년 앞당긴 것으로 자체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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