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강호 바데스쿠 잡고 결승 현정화 단식여왕 눈앞에|오늘밤 대만 천칭과 숙명대결|예테보리 현정화 신화 이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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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정화가 한국여자탁구사상 최초의 단식세계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현을 지켜보는 이유성 감독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하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위장병으로 밥 한번 양껏 못먹고 식이요법으로 근근이 체력을 버텨나가고 있는 현정화.
단체전 에이스로 단·복식에서 맹활약한 피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여자단식은 물론복식·혼합복식 등 하루에도 대여섯 게임을 치르는 강행군을 해야했던 현정화의 불같은 투혼은 눈물겨울 정도다.
그런 현정화가 한국선수로선 유일하게 단식8강에 진출, 한국탁구의 자존심을 지켜주더니 이젠 결승까지 올라 명실상부한 녹색테이블의 여왕자리마저 꿈꾸고 있는 것이다.
현의 이같은 외관상의 상승세에도 불구, 이유성 감독은 조바심을 내고 있다.
어느 팀도 눈치채지 못하고있는 현의 부상 때문이다.
현의 과거 명성에 큰 부담을 갖고있는 상대 선수들이 무리수를 연발, 부상으로 연습량이 극히 불충분해 대표선발문제까지 제기됐던 현에게 오히려 큰 득이 되고있는 것이다.
91중국오픈 개인단식에서 세계랭킹1위 덩야핑을 3-1로 물리친 중국의 신예 탕웨이(17)도 16강전에서 현정화의 커다란 이름석자에 눌려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잦은 범실로 패퇴했다.
8강전·준결승에선 세제7위 천즈허(중국)와 동구의 복병 바데스쿠(루마니아)마저 현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 3-0, 3-2로 각각 무릎을 끓었다.
운도 따라주는 것일까.
현의 천적과도 같던 중국의 덩야핑·차오훙이 초반 탈락했고 현에겐 유독 선전하는 북한의 유순복도 16강전에서 주저앉았다.
현의 세계 라켓여왕 등극의 걸림돌로는 이제중국에서 대만으로 귀화한 천징만이 남았을 뿐이다.
현만큼이나 침착한 경기운영과 강력한 왼손드라이브가 일품인 천징에게 현은 지난 87년과 올해 4월초 93일본그랑프리대회에서 패해 2패의 불리한 전적.
그러나 현은 연결력이 좋은 천징의 맥을 끊는 선제 스매싱만 잡을 수 있다면 충분이 승산이 있다고 밝힌다.
결국 산전수전 다 겪은 두 백전노장의 맞대결은 송곳스매싱(현정화)과 파워드라이브(천징) 중 과연 어느 것이 더 강하고 빠르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예테보리=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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