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 "마지막 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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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의 큰손」도널드 트럼프가 인디언을 상대로 20세기의 인디언사냥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80년대초 부동산과 카지노에 손을 댄후 일약 세계적 재벌로 부상했다가 불과 10년후 파산 일보 직전까지 몰리는 부침을 거듭, 더욱 유명해진 트럼프는 최근 인디언을 제물로 삼아 재기를 모색하고 있어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언론이「트럼프의 마지막 도박」으로 명명한 이번 싸움은 지난 88년 도박장개설에 있어 인디언에게 우선권을 부여한 미국 의회의「인디언 도박규제법안」이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법률논쟁이다.
트럼프는 의회의 결정이 위헌이라고 주장, 지난달말 위헌소송을 제기하는등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트럼프가 인디언들과 맞서는 것은 트럼프가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는 지역내에 인디언들이 또다른 카지노를 개장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트림프는「동부의 라스베이가」로 불리는 뉴저지주 아틀랜틱시티에 3개의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인디언 부족인 라마포족이 바로 이웃에서 도박장을 개장하려하자 이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다.
라마포족이 카지노를 열게 된다면 트럼프는 손님들을 빼앗겨 막대한 손해를 입게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측 변호사 존 배리는『인디언 도박규제법안은 주정부에 과세권과 도박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지 않아 인디언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인디언단체들은 트럼프가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순전히 그의 욕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90년 8억8천만달러(한화 약7천억원) 이상이었던 트럼프 부채가 현재 1억달러 이하로 줄어들었고, 그가 소유하고 있는 카지노의 영업실적도 점차 나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트럼프의 재기여부를 결정할 법정대결이 어떻게 결말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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