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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란 방송사고 'UCC저작권 분쟁' 불씨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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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로 활동해온 장영란의 방송사고 소식에 8월 첫 날 인터넷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지난달 26일 KBS 2TV '해피투게더-도전 암기송' 방송 도중 장영란이 "미켈란젤로의 OO창조"라고 말한 내용이 발단이다. 이날 장영란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천지창조'와 화가 보티첼리를 혼동하면서 해당 부분을 '보디창조'라고 말했다. 이 부분이 성기를 칭하는 속어와 유사하게 들린다는 게 방송 후 엿새만에 불거진 장영란 방송사고의 전말이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해당 방송분을 교묘하게 편집· 유포시키면서 사고 아닌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메가 포털 게시판에 떠도는 편집 동영상은 이후 방송분에 포함된 자막 설명을 삭제한 채 장영란의 발음만 짧게 들려주면서 끝난다. 유심히 듣지 않으면 발음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

방송사고냐 의도적인 왜곡이냐를 두고 댓글공방도 치열하다. "당초부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내보내지 말았어야 한다(starft)"며 방송분에서 해당 부분을 부각시킨 제작진의 책임을 묻는 의견과 "일부 네티즌의 무책임한 행위(sunthinhk)"라는 비판론이 맞서는 분위기다. 방송사고 소식 이후 장영란 미니홈피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편 방송가에서는 이번 논란이 수면아래 도사리고 있던 방송국과 네티즌·UCC 사이트 사이의 저작권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방송사는 그간 동영상·UCC라는 이름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허가없이 편집·유포해온 네티즌과 UCC사이트를 주시해왔다. 올 3월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린 'UCC 가이드라인 콘퍼런스'에서 방송사를 대표해 토론에 참여한 iMBC 하동근 대표는 "네티즌 제작물이 아니라, 방송 콘텐트를 무단 이용한 저작권 침해 UCC가 단기 적발 건수만 10만 건 이상이었다"며 "주요 포털사이트와 판도라TV 등 UCC사이트가 불법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작권 침해가 계속될 경우 방송사들이 연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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