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와 오랜 교분/광주지검 사건과장 자살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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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PJ파 소탕때 비호세력 소문/검찰,조직폭력과의 관계 조사
○…광주에서 고교(광주고)를 졸업하고 69년 11월부터 20년 가까이 수사관 생활을 해온 최인주씨는 온건한 성격에 매우 치밀했던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최씨는 수사관 직무상 알게된 여운환씨 등 이 지역 폭력조직 실력자들과 싫든 좋든 오랜기간 교분을 가진 것이 이들 조직에 대한 「비호세력」이란 의혹을 받게됐다.
최씨는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일처리가 말끔해 검찰 내부에서 신임이 두터웠으며 이때문에 승진이 빨라 91년 3월 서기관으로 승진해 대전지검 공안과장으로 영전했고 지난해 10월 광주지검 사건과장으로 전보됐다.
○…지난해 광주지검에서 국제PJ파와 여운환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때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을 통한 유형무형의 수사중단 압력이 거셌던 것은 검찰내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때도 최씨는 여씨와의 교분관계 때문에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최씨가 당시 대전지검에 근무하고 있어 외형적인 「비호세력」을 입증할 자료는 없다.
○…검찰은 자살한 최씨가 유서에서 『저만을 부패공무원이라고 탓하고 저희 조직을 신뢰해 달라』는 부분으로 미루어 최씨가 죄책감과 검찰초직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죽음을 택했을 것으로 일단 보고 있으나 그보다 최씨와 조직폭력과의 유착관계를 더욱 중시,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91년 10월부터 당시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홍준표검사가 여씨를 국제PJ파 두목으로 지목하고 수사에 나섰을때 검찰내부에서 여씨의 「비호세력」으로 알려졌었다.
○…자살한 최씨에게 슬롯머신 투자를 권유한 여운환씨를 구속한 서울지검 홍준표검사는 여씨와는 광주지검 근무때 이웃아파트에 살아 자녀들끼리도 친하게 지낸 기이한 인연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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