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의원 아름답게 포장" 崔대표, 지도부에 주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떠나가는 뒷모습은 아름답게'. 8일 한나라당 지도부에 새 과제가 떨어졌다. 불출마 선언 의원들을 어떻게 하면 명예롭게 퇴장시키느냐다.

최병렬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 참석, "불출마 의원들의 아름다운 퇴장을 어떻게 포장, 정치사에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길지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치경력상 별 차이 없는 비슷한 연배의 중진들이 줄줄이 정치를 접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를 계속 해야 하는지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발언은 물론 퇴진 의원들이 쫓겨난다는 느낌을 덜 받도록 함으로써 인적 쇄신을 촉진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뒤집어 보면 압력인 셈이다.

특히 최근의 불출마 러시는 당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이 뒤엔 崔대표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한몫한 느낌이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자발적 퇴장에 의한 물갈이가 최선의 인적 쇄신책이라고 본다. 그래서 불출마 유도를 위한 다각도의 대책이 검토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여러 채널로 불출마를 고심 중인 의원들에게 아름다운 퇴장을 권유하고 있다"며 "향후 10여명은 불출마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의 결심을 북돋우기 위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를 구상 중"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천 파동으로 당 수뇌부와 마찰을 빚어온 비주류 측은 여전히 '날'을 세웠다.

사령탑 격인 서청원 전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崔대표를 겨냥, "공천 개혁을 빌미로 당을 사당(私黨)화하려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崔대표 혼자 임명한 공천심사위원회는 보강하든 개편하든 하라"고 촉구했다.

남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