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조직… 일부는 「알지회」멤버/「하나회」수사 이 법무감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장성들 시인 영관급은 부인/백 대령,자수전 수방사령관 만나
육군당국은 10일 하나회 괴문서사건」과 관련,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군내 최대 사조직인 하나회는 이미 해체된 것으로 보이며 또다른 사조직인 「알자회」와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음은 「하나회 괴문서사건」 수사책임자였던 이상도육본법무감(준장·육사23기)과의 일문일답.
­백승도대령으로부터 자수전화를 받은 즉시 그를 체포하지 않은 이유는.
『신원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었고 전화로 자진출두를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백 대령이 유독 육사 20기부터 명단에 올린 것은.
『20기이하는 대부분 예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 대령은 처음부터 현역 하나회회원들을 인사에 반영,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하나회는 본래 전두환 전대통령이 처음 조직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그에대한 조사도 실시했는가.
『이번 조사는 현역만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전 전대통령 등 예비역은 제외됐다.』
­조사주체 및 방법은.
『육본 법무감실·범죄수사단이 합동으로 직접면담·전화대담·서면진술 등 방법을 활용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참고인 진술청취·설문조사 등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장성들은 대부분 가입사실을 시인하는 반면 영관급 아래로 내려갈수록 부인하는 사례가 많았다.』
­괴문서에 잘못 기재돼 백승도대령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장교도 있다는데.
『딱 한사람 있다. 신원은 밝히지 않겠다(이 법무감이 밝히기를 거부한 장교는 육사33기 출신의 중령으로 80년대 육참총장을 지낸 H모대장의 아들이다).』
­조사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장관급에 해당하는 20∼26기 등 괴문서에 기재된 46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한 43명이 가입 사실을 시인했다. 나머지 27∼36기 영관급 30여명은 끝가지 가입 사실을 부인했는데 최종 27명이 하나회와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
­또다른 사조직인 「알자회」와는 어떤 관계인가.
『알자회는 육사생도시절 간부생도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어느정도 공개된 친목모임으로 인원도 12명을 넘지 않도록 돼있으나 하나회는 비밀조직으로 당사자들조차 회원인지 여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36기생 2∼3명을 포함,모두 4명 정도가 알자회회원과 중복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괴문서사건을 백대령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은 이유는.
『백 대령이 91년 7월 우연히 습득한 하나회명단(16기부터 36기까지) 출처를 밝히지 않는데다 당시 원본을 증거 인멸을 위해 없애버렸다고 진술,배후세력에 대한 심증조사는 불가능했다. 그가 육참총장부관을 지냈고 대령 1차진급자로 전도가 유망한 장교였기때문에 배후 조종을 받아 자신을 희생할 형편은 아닌 것으로 본다.』
­자수전 백 대령이 접촉한 군고위층 인사는 누구인가.
『자수 하루전(4월15일) 특전사 근무시 상관이었던 도일규 수방사령관을 코리아나호텔에서 우연히 만나 자신의 범행과 향후 처신문제 등을 의논했다. 여기서 도 사령관이 백 대령에게 자수를 권유한 것이다.』
­사조직 문제에 대한 향후 대책은.
『군인사법 등에 사조직활동금지조항을 명시적으로 첨가할 예정이다.』<김준범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