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市場도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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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요즘 주택 월세시장은 완전히 풀이 죽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월세전환율(전세금 가운데 보증금을 뺀 금액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 연간 1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연 8~9%대로 추락했다. 달리 말해 소형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놓아 고정수익을 챙기는 임대사업의 재미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소형아파트 임대수익률은 이달 초 현재 3.72%로 지난해 상반기의 4.34%보다 크게 떨어졌다. 1억원에 아파트를 매입해 월세를 놓았을 때 지난해는 연간 4백34만원을 챙길 수 있었으나 지금은 3백72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월세입자들이 최근 몇년 동안의 저금리를 업고 아파트를 많이 매입해 근본적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월세 수익률이 가장 떨어진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전환율이 연 9.5%이며 소형아파트는 연 8%대(월 0.7%)에 불과하다. 서초구 서초동 H아파트 24평형 전셋값은 1억5천만원인데 월세의 경우 보증금 2천만원에 월 80만원이다. 같은 보증금에 월 1백만~1백10만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하면 수익률이 많이 떨어진 셈이다. 서초동 씨티공인 안시찬 사장은 "원래 경기가 나쁠 때 전세를 빼서 월세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법인데 올해는 경기가 바닥을 헤매도 월세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상계동 일대는 강남권보다 월세 수요가 많지만 그래도 전환이자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전셋값이 5천만원인 상계동 주공 13평형의 경우 보증금 5백만원에 월 35만~40만원이다. 지난해 6월께는 같은 보증금에 월 45만원이었다. 상계동 럭키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소형 오피스텔이 많이 입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아파트 월세가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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