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기 2국 하이라이트9>
○ . 이창호 9단(왕 위) ● . 윤준상 6단(도전자)도전기>
이 마지막 버티기가 주효해 반집의 저울추가 다시 흔들린다. 패는 백이 이길 수 없고 그렇다면 흑의 반집승인가. 그러나 278에 두는 수가 있었다. 이때 흑이 280 자리에 한번만 더 둘 수 있다면(팻감이 하나만 더 있다면) 바둑은 흑 승. 그러나 팻감이 없다. 백이 잇따라 A로 따내면 흑 7점이 단수가 되기 때문에 흑은 다른 곳에 패를 쓸 수 없다. 278의 효과다.
흑은 눈물을 머금고 패를 해소했고 백이 280의 역끝내기를 해치웠다. 이것으로 백의 반집승은 부동이 됐다. 결과론이지만 시간연장책으로 둔 흑?들이 귀중한 팻감을 없앤 패착이 됐다. 269로 B쪽부터 패를 썼더라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창호 9단이 절박한 상황에서도 278의 승착을 찾아낸 것은 놀랍다. 이 9단 역시 실수가 많았으나 이날은 운이 따라줬다. 290수에서 종국해 계가하니 역시 백의 반집승. 왕위전 도전기는 1대1이 됐다(271.274.277=패때림, 279=268).
※바둑의 별칭인 오로는 까마귀와 해오라기(烏鷺) 외에 까마귀와 이슬(烏露)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자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26일자 본란의 이슬(露)을 해오라기(鷺)로 정정하며 혼란을 끼친 점 사과드립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