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의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며 팀의 8-1 승리를 이끈 롯데 정수근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그런 정수근이 26일 의미 있는 이정표를 꽂았다. KIA와의 광주 원정경기에 톱타자로 출전한 정수근은 1회 초 KIA 선발 스코비의 시속 138㎞짜리 초구 직구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프로야구 통산 21번째이자 시즌 첫 번째 1회 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었다. 시즌 3호 홈런이었다.
4회 초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정수근은 볼카운트 1-3에서 또다시 스코비의 높은 직구를 강타했다. 1회 초와 같은 구질, 같은 코스, 같은 속도였다. 타구는 1회 초와 똑같이 광주구장 오른쪽 스탠드에 꽂혔다. 정수근의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4개)이자 생애 첫 한 경기 2홈런이었다.
17일 올스타전에서도 홈런으로 최우수선수에 뽑혔던 정수근은 "올해 마음고생이 심했고 술도 끊었다. 최선을 다해 톱타자 노릇을 할 테니 후반기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분명히 정수근이었다.
스코비는 이날 롯데 타자들의 배팅볼 투수였다. 정수근 외에도 1회 이대호에게 투런 홈런, 2회 강민호에게 솔로포, 5회엔 박현승에게 다시 한 방(1점)을 먹었다. 5홈런은 한 경기에서 한 투수가 내준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이대호는 시즌 21호이자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KIA를 8-1로 꺾고 광주에서 1패 후 2연승했다.
프로야구는 이날 337경기 만에 302만1099명이 입장해 96년(286경기) 이후 11년 만에 최소 경기 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