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이름 붙인 단과대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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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임권택(71·사진)감독의 이름을 붙인 단과대학이 탄생했다.

 영화·정보기술(IT) 특성화 대학인 부산 동서대 박동순 총장과 임 감독은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설립 방침을 발표했다. 임권택대학은 9월에 실시되는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국내에서 한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의 이름을 대학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감독은 “내 이름을 딴 대학이 생긴다는 것이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럽다.좋은 결과를 내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100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앞만 보고 살아왔다. 영화현장에서 겪은 모든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어 학교 측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은 영화과·뮤지컬과·연기과 3개 학과로 구성된다.교수진으로는 임 감독이 석좌교수를 맡고, 기존 영상매스컴 학부 영화전공 교수진에다 충무로의 ‘임권택 사단’이 참가한다.대학 측은 정일성 촬영감독, 김홍준 감독, 정성일 영화평론가, 박종원 감독 등 10여명을 겸임교수로 임명해 강의를 맡길 계획이다.

 이 학교 강의는 매주 기존 교수들과 임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돌아가면서 강의하는 ‘팀 티칭’ 방법을 채택했다.

 동서대는 교내에 임권택 영화연구소도 설립해 임 감독이 연출한 100편의 영화 시나리오, 논문, 서적 등 관련자료를 보관·전시하게 된다.

 박동순 동서대 총장은 “임 감독의 명성을 후세에 남기고 이론과 실무를 겸하는 특성화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임 감독을 초빙했다”며 “우리 대학을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정치행정대학원)같은 권위있는 대학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 감독은 지난해 동서대와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운영하는 아시안필름아카데미(AFA) 교장을 맡아 동서대와 인연을 맺은 뒤 6월 동서대 개교 15주년을 맞아 저명인사 초청 특강에서 ‘천년학과 나의 영화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했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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