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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연일 팔자 … 짧았던 2000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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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증시 2000시대가 '1일 천하'로 끝났다. 증시가 오를 만큼 올라서 이제는 잠시 쉬어가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상승랠리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1차 조정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조정 시작됐나=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40.68포인트(2.03%) 급락한 1963.54로 마감됐다. 지수는 오후 1시까지만 해도 2000선을 웃돌았으나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외국인 매도규모가 4500억 원을 넘어서며 맥없이 밀렸다. 전문가들은 단기급등 부담으로 기술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인데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공세를 지속하고 있어 추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번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 2월1일 이후 47.35% 급등했으나 지난 3월초 6.83%, 6월 하순 4.2% 조정 받은 것을 빼고는 줄곧 상승세를 지속해와 숨돌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190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 동안 목표로 삼았던 2000대를 돌파하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단기 과열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침없는 외국인 매도=최근 연일 한국 주식을 팔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불붙은 증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9거래일 동안의 누적 순매도 규모만도 3조4000억원대에 달한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25일에도 6665억원어치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의 단기 급등을 부담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매도공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증시가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국계 펀드의 자산구성에서 한국 비중이 높아져 국가별 투자비중을 맞추는 차원에서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실질 금리가 1% 가량 급등한 것도 돈을 빌려 투자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매에는 장사가 없다' 는 말이 있듯이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완화될 때가 재매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치주냐, 성장주냐=밀고 당기기 장세 속에서 투자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 주변에서는 향후 장세를 이끌 주도주를 놓고 실제 자산이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싼 기업을 일컫는 '가치주'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성장주' 간에 씨름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가치위주로 투자해야 한다'(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와 '기업의 장래성에 투자해야 한다'(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자로는 철강.증권.건설.IT업종이, 후자로는 신기술 관련 업종이 꼽힌다. 한영균 대신증권 상무는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 다양한 테마에 흔들려 매매를 반복하지 말고 투자종목을 2~3개로 집중해 장기보유 전략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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