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꼬박 걸려 마르코폴로여정 재현|"젊은이들에게 야망 심어주는 계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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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서구개척정신의 징표였던 마르코폴로의 여정을 거슬러 가보고 싶었습니다. 19∼20세기 세계사의 중심이 서구였다면 21세기 태평양시대를 맞아 상징적인 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거죠. 성공하고 돌아와 보고하게 돼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20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아구답사단 38개국 7만㎞ 대장정완주보고회견을 가진 여행가 김찬삼교수 (67·경희대)는 자신의 성공이 선배와 동료로 구성된 일행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황해도 신천출신으로 서울대 지리교육과와 미샌프란시스코 주릷대학원을 나와 세종대·경희대 등에서 교수로 활약해온 그는 학자로보다는 여행가로 알려진 인물. 33세였던 58년 무전여행으로 세계일주에 나섰던 그는 3번의 세계일주를 포함, 17회에 걸쳐 1백40여개국을 다녀와 한국의 대표적 여행가로 꼽히고 있다.
『올해 81세의 안점광선배(한의사)를 포함, 홍일점 조영선씨 (51)등 9명의 답사단을 구성해 현대갤로퍼를 몰고 지난해 3월28일 인천을 출발한 뒤 중국∼인도∼중동을 거쳐 유럽전역을 돌고 올해 2월4일 서울에 돌아왔습니다. 직접 핸들을 잡았던 차는 지난15일 부산에 입항했어요. 헝가리에서 여권을 분실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국산차를 몰고 전세계를 누빈 것이 몹시 자랑스럽군요.』
아구답사단여정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 등 일행의 여정이 무려3백14일에 걸쳐 7만3천80·7㎞나 된다고 말하고▲동서문화교류의 현장 실크로드를 비롯,▲서구문명의 고향 에게해▲게르만족 이동로인 중북부유럽일대▲고대문명의 발상지인 황하와 갠지스· 인더스강유역▲안개와 적설로 유명한 유럽최북단 스칸디나비아노드캡 등 수많은 경유지가 일행을 몹시 설레게 했다고 했다. 유라시아등 아시아가 서구에 예속된 느낌을 주는 기존 역사관이나 사회풍토가 몹시 불만이라는 그는 아구대장정이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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