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 신바람」어디서 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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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은빛 영롱한 대통령배를 품에 안고 고교야구를 호령할 팀은 어느 팀인가.
오는 24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시즌오픈대회로 개막되는 제2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올시즌 고교야구의 판도를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우승팀의 향방에 동문은 물론 야구팬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참가 24개팀은 새로운 선수들로 대폭 물갈이, 전력이 베일에 가려있어 전문가들조차 예상을 삼가고 있다.
또 각 지역 예선전에서 난타전으로 승부가 결정난 사례가 많아 이번대회도 화끈한 타격전으로 우승팀이 가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조심스레 점치는 우승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산세와 서울세.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되는 팀은 2년만에 정상도전에 나선 경남상고와 2연패를 노리는 부산고.
부산시예선에서 9승1패를 기록한 경남상고는 한게임 평균 6득점을 올리는 파괴력과 탄탄한 수비가 돋보인다.
우완 박선규(박선규)-김건덕(김건덕)이 이어 던지고 좌완 이동은(이동은)이 뒤를 받쳐주는 마운드는 3점이상을 절대 허용치 않을 정도로 막강하다.
또 부산고는 지난해 우승의 주역인 주형광(주형광) 이라는 걸출한 좌완투수가 버티고 있고 한번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끈질긴 야구를 펼친다.
예선전에서 7승1무2패를 기록한 부산고는 상하위타선이 따로 없이 타격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두복(조두복)감독은 찬스 때마다 작전을 열치는 등 고급야구를 구사한다.
한편 대통령배를 한차례도 차지하지 못하고 줄곧 짝사랑만 해온 서울세의 기수 신일고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품에 안겠다는 각오다.
지난 91년 준우승에 그친 신일고는 서울시 예선전에서 6전승으로 우승했다.
조현(조현)-김재현(김재현)-조인성(조인성)으로 이어지는 트리오의 폭발력은 상대 마운드를 움츠리게 만든다.
미완의 대기인 2년생투수 송신영(송신영)을 거느린 중앙고와 비록 마운드는 약하지만 휘몰아치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덕수상고도 복병.
이밖에 호남세도 전통의 광주일고를 내세워 패기만만하게 대권을 겨냥하고 있다.
광주일고는 예선전에서 5할의 타격을 보인 서재환(서재환) 이재준(이재준) 등 중심타자들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방어율 2·0을 기록한 이호준(이호준)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도 수준급이다. 늘 뜻하지 않은 결과를 몰고 오며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는 게 바로 고교야구의 매력이며 대통령배의 묘미이기도 하다. <장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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