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를 따라 읽어라" 공무원들 '코드 독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최근 공무원들 사이에 갑자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추천 도서 읽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부처는 요약본을 만들어 전직원에게 돌리고 워크숍 주제로 정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좋은 책을 읽고 업무 혁신을 기하면 좋지 않느냐"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독서까지 청와대에 안테나를 맞춰야 하나"라는 비판도 나온다.

독서 바람은 지난 3일 盧대통령이 장.차관이 참여한 국정토론회에서 변화를 강조하며 세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책은 '체인지 몬스터'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기술' '변화 관리'. '체인지…'는 2001년 미국의 지니 대니얼 덕이 지은 책으로 개혁이 시도될 때마다 이를 방해하고 좌절시키는 유.무형의 장애물을 분석한 것이다.

국정토론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청와대는 장.차관이 토론회에 올 때 책을 읽고 올 것을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과장 3명이 책을 읽고 요약본을 만들어 장.차관에게 전달했다. 토론회 하루 전인 2일 전직원에게 e-메일로 보내 숙지하라고 요구했다. 또 9~10일 충남 도고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2004 보건복지부 변화와 혁신 워크숍'에서 세권의 책을 1, 2, 3 주제로 나눠 과장들이 발표하고 각각 한시간 가량 토론하게 된다.

복지부는 "변화와 개혁이 참여정부의 국정 철학이기 때문에 책을 읽고 부처에 변화 마인드를 확산하고 비전을 공유해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지부 한 관계자는 "취지는 좋으나 독서나 워크숍까지 대통령의 코드에 맞출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