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지구당 정비/무소속의원 영입/체제 추스르기 나선 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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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0명선이면 충분”… 선별기준 적용/탈당 등으로 빈 25곳 새주인 모색
민자당이 26일의 임수국회 개회를 앞두고 무소속의원 영입과 사고지구당 정비 등 체제추스르기에 나섰다.
민자당은 23일 보궐선거가 끝나고 임시국회가 열리기전 사이에 1차로 무소속의원을 영입할 예정인데 대상은 10명 내외로 점쳐지고 있다.
○…민자당은 『안정의석을 위해 적어도 1백70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재적의원 과반수보다 훨씬 많은 「안정의석」이란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을 빼고도 각 상임위에서 과반수를 넘는 「거대의석」을 의미한다.
○“누가 야 가겠나”
민자당은 이같은 목표앞에 느긋하다. 황명수사무총장은 19일 『요즘 우리쪽이 신바람나는데 누가 저쪽(민주당)으로 가려 하나』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대부분의 무소속의원들은 민자당입당을 희망하고 있다. 일단 「개혁」정책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고,상대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이 제구실을 못하면서 국민적 신망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의원들의 성향도 대체로 친여쪽이다. 당선때부터 무소속을 지켜온 순수무소속은 강창희의원 한사람뿐이며,나머지 21명은 모두 국민당에 있다가 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탈당한 사람들이다. 계파로 따지자면 공화계가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민정계다. 계파를 따지기 힘든 의원들은 정주영 전국민당대표가 금배지를 안겨준 전국구의원들이다. 이들을 「정주영계」라고 굳이 분류하자면 보스인 정씨가 이미 정계를 떠나면서 『민자당에 입당해 신한국창조에 동참하라』고 지시했기에 모두 민자당행을 희망한다고 볼 수 있다.
민자당은 영입을 「선별적」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보궐선거 3곳과 다음 보궐선거 4곳(정주일의원 사퇴시 구리포함)의 승산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1백70석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자리는 10석내외면 충분하다는 것이 민자당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무리하지 않고」 이미 지역구사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라 성적이 우수한 순으로 1차 영입할 계획이다.
강재섭대변인은 19일 실·국장회의가 끝난뒤 받아들이지 못할 대상의 두가지 기준을 밝혔다. 첫째는 지난 대선에서 지나치게 김영삼후보를 인신공격한 경우,둘째는 지나치게 금권정치를 조장함으로써 정치사회혼란에 영향을 끼친 경우다.
○강창희의원 1호
전자의 경우 대선기간중 「국민당의 입」 역할을 했던 변정일 전대변인외에 당3역을 맡았던 김효영(총장)·윤영탁(정책위의장)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후자는 정주영 전대표의 아들인 정몽준의원과 현대출신인 정장현의원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재산공개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이학원(경북 울진)·차수명(경남 울산남)의원 등도 배제대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1차 영입대상으로 꼽힐만한 인물은 민정계와 공화계를 동시에 다독거릴 수 있는 대구출신 공화계 김해석의원(대구남)과 경기의 이호정(수원 장안)·김두섭(강화­김포)의원,충청권인 김범명(논산)·송광호(제천­단양)·김진영(청주갑)·송영진(당진)·정태영(금산)의원 등이다.
유일한 순수무소속으로 최근 개혁지지를 다짐한 강창희의원(대전중)이 영입 1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자당은 오는 23일 시행되는 3개지역 보권선거외에 6월까지 강원 명주­양양·철원­화천,경북 예천,경기 구리 등 4곳의 선거를 더 치러야 한다.
이들 지역은 김문기·김재순·유학성·정주일의원이 재산공개 파문 등으로 각각 의원직을 사퇴한 곳이다. 정 의원은 사퇴성명만 내놓고 아직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아 다소 유동적이나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위원장의 공직취임·무소속의원 영입·위원장탈당 등 갖가지 사유로 사고지구당이 된 지구당은 모두 25곳에 이른다.
재산공개 파문으로 지구당이 빈 곳은 보궐선거대상 4곳외에 서울 서대문을(임춘원의원) 대구동을(박준규의원) 경남 의령­함안(정동호의원) 등이 있다. 해당의원들이 당을 떠난 지역이다.
또 대통령선거전 위원장이 탈당한 대구 동갑(김복동의원) 대천­보령(김용환의원) 당진(김현욱 전의원) 등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무소속 또는 국민당출신 의원들이 입당한 대구서갑(문희갑위원장) 울산중(김태호) 거창(이현목)의 경우 정호용·차화준·이강두의원이 위원장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천안시(성무용의원)의경우 정일영 전의원이 이미 1개월전 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했고 문희갑·김태호 전의원은 강력히 반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 성동을(김도현평통사무차장) 강남갑(황병태 주중대사) 등 위원장이 공직에 취임한 10여곳도 정비대상이다.
○이재오씨도 거론
6월까지 보궐선거를 치를 지역중 철원­화천은 이용만 전재무장관이 한때 거론됐으나 사정바람에 밀려난 상태라는 후문.
양건주 전당정치교육원교수가 유인물공세를 펴고 있으나 참신한 외부인사 공천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예천은 반형식 전의원·유선우씨와 박영환대통령공보비서관이 출마를 바라고 있다. 구리에는 현위원장인 전용원 전의원이 기득권을 주장하나 조병봉 전의원도 뛰고있다. 명주­양양은 김영삼총재보좌역을 지낸 진경탁당조직국장이 공천을 바라고 있으나 구민중당출신 박용일변호사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재야출신중 이재오 전민중당사무총장도 박준규국회의장의 의원직사퇴를 전제로 대구 동을지역에 영입된다는 말이 돌고있다.<노재현·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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