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딸 모두 정답외워 응시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치고 괴로운 표정
○…강원도 속초에 도피중 정보를 입수한 검찰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된 김광옥장학사 부부는 19일 오후 11시10분쯤 승용차편으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 김 장학사는 도피와 긴 압송시간으로 지친 표정이 역력했으며 『돈을 받았느냐』『몇번이나 범행에 가담했느냐』『공모자는 없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자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세차례 가로저은채 묵묵부답.
뒤따라 검찰청에 들어오던 김 장학사의 부인은 한승혜씨와의 관계에 대해 『고향은 같은 충남이나 마을이 서로 달라 모르는 사이』라며 관계를 부인.
○검사에 거세게 항의
○…함씨의 딸들은 출두직후 한때 『언론보도로 신세를 망쳤다』며 수사검사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으나 수사관계자들이 순순히 자백할 것을 종용하자 『엄마를 만나게 해주면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요구,한씨를 만난뒤 19일밤부터 부정입학사실을 순순히 자백.
○친척에 이끌려 출두
○…19일 김 장학사 부부가 속초에서 검거되고 함기선씨 부부의 신병이 검찰에 확보되자 「피난살이」를 해오던 김씨의 딸과 함씨의 장·차녀가 이날 밤 9시15분과 30분 각각 친척들의 손에 이끌려검찰에 출두.
19일 서울교대에 파견된 수사관들을 피해 중간고사에도 응시하지 않았던 김씨의 딸과 친척집을 전전하던 함씨의 두딸은 트레이닝복 등 평상복차림에 다소 겁먹은 표정으로 검찰청에 나와 곧장 최성창검사실에서 부정입학여부를 추궁받았다.
○뛰어난 암기력 과시
○…검찰수사결과 함씨의 세딸은 어머니로부터 정답지를 넘겨받은뒤 과목별로 구분된 정답을 모두 암기해 학력고사에 응시한 것으로 뛰어난 기억력을 과시.
수사관계자는 『함씨의 세딸 학적부에 기록된 지능지수에 비추어 보면 IQ 1백20대에서 1백40대로 모두 수재급』이라면서 『더욱이 수험생의 입장에서야 정답을 필사의 노력으로 외우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
함씨의 딸들은 검찰에서 정답지를 가방에 넣어 가지고 수험장에 갔으나 『겁이 나 꺼내보지도 못했다』고 진술.
○함씨는 무혐의처리
○…검찰은 함씨가 부인 한씨의 부정입학범행사실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결론짓고 함씨를 무혐의 처리.
수사관들은 『함씨가 상당히 정직하고 근검해 수입대부분을 함주학원에 투자했으며 2백여편의 논문과 7권의 저서를 펴내는 등 학술활동과 학원사업에 전념했다』라면서 『함씨는 3녀의 순천향대입학이 문제될때마다 딸들의 내신성적이나 입학성적을 모른체 공부를 잘하는 것만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언.
검찰은 지금까지 부정입학 학부모의 경우 부부중 한사람만 형사처벌해온데다 함씨의 이같은 행적수사 및 범죄 관여도에 근거,무혐의로 결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