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투혼 …"역시 거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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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갯바람에 길들여진 롯데의 끈기가 투지를 동반하며 승리를 잉태하고 있다. 롯데는 삼성과의 부산경기에서 2만5백51명이 입장한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듯 연장10회끝에 7-6으로 승리, 올시즌 올린 4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엮어냈다.
또 이중 3게임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따내 지난해 우승팀다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롯데는 6-5로뒤진 9회말 2사 1, 2루에서 7번 박계원의 좌익선상 2루타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연장10회말 롯데는 1사2루에서 삼성 네번째 구원투수인 유명선의 악송구로 결승점을 올려 3시간59분의 사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시범경기에서 1무6패로 우승후유증을 톡톡치 앓는 모습을 보여줬던 릇데의 용수철같은 탄력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끈질긴 승부근성에 있다.
롯데는 현재 8개구단중 유일하게 홈런이 없는 팀이다. 즉 큰 것에 의존치않고 짧은 단타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해가는 셈이다
중심타자와 에이스급 투수들이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롯데는 팀타율도 현재 2할1푼6리로 6위에 머물러있고 방어율 또한 3·39로 꼴찌에서 세번째 팀이다.
그러나 찬스만 나면 물고늘어지는 집중력은 단연압권이고 기동력도 뛰어나 현재 8개구단중 가장 많은 9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가 연출하는 역전승의 비결에 대해 야구평론가인 강태정씨는 지난해에 정신력을 모으면 뒤집을 수 있다는 집념의 야구를 맛본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으며 이것은 우승의 후유증이 아닌 프리미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태는 조계현이 지난해 8월6일 삼성전에 이어 2백54일만에 완봉승을 재현하는데 힘입어 쌍방울을 2-0으로 누르고 6연승으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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