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국교「삼다도」에 탁구 붐|전국 3위 개가… 국수 먹으며 하루 6시간 강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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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모지와 다름없던 제주탁구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6일 제주대가 도내 유일의 대학팀을 창단한데 이어 15일엔 제주 도남국교가 전국 규모인 제9회 대통령기 시·도대항 대회에서 남국부 3위에 입상, 만년 꼴찌의 오명을 씻어내며 제주도에 일약 탁구 붐을 조성한 것.
예선에서 4전승의 기염을 토하며 준결승에 진출한 도남국교는 준결승에서 전북 백석국교에 3-2로 역전패, 3위에 그쳤지만 전국가대표 박창익(제일합섬 출신)을 배출한 이래 근 20년 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제주도로서는 우승보다 값진 결실.
대회 첫날인 12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장에 나와 40대의 체면도 팽개치고 응원에 몰두했던 백명윤 국교탁구연팽회장· 윤상문 제일모직 총감독· 이상국 전상비군총감독 등 제주 출신 탁구인들은 고영두교장· 김왕식 제주탁구협회장 등을 얼싸안고 이긴게 얼마만이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대명국교·서도국교 코치로 12회나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냈던 임경태 코치는 교실 한칸을 빌려 탁구대 2대를 놓고 오전 2시간, 오후엔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6시간30분의 강훈을 견뎌내 준 어린 선수들이 대견스러울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비행기 멀미보다 생각 밖으로 추운 서울 날씨가 더 매섭다는 이들 꼬마선수들은 여느 팀처럼 저울 트레이닝도 없어 갖고 온 옷을 다 껴입고 경기장에 등장, 보는 이들의 콧날을 시큰하게 했다.<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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