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독과점 규제 정책 중국에 전수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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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권오승(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국 정부에 우리나라의 독과점 규제, 대규모 기업집단 정책 등을 전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26~28일 ‘전국인민대표자 대회 입법 세미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권 위원장은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과 각종 독과점 규제 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경쟁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경쟁 전도사’라 불리는 권 위원장을 불러 자본주의 국가의 친(親)경쟁 해법을 배우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일부 대형 기업들의 독과점 폐해가 발생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에따라 올해 안에 공정경쟁을 해치는 담합,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을 규제하는 ‘반독점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기업의 과도한 시장지배를 막는 것이 골자로,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을 상당부분 벤치마킹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 위원장은 “해외의 공정거래, 기업결합 규제, 소비자 보호 사례 등에 대해 자문을 구하겠다는 요청이 왔다”며 “중국의 반독점법 초안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 제정 이후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이처럼 법률 제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의 독과점 규제에 나선 것은 그간 중국 기업들이 엄청난 속도로 커졌다는 반증이란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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