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연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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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에서는 50대를「암 연령」이라고 해 암의 초기발견을 위해 국민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데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를 살펴보자. 위암·간암·자궁암·대장암·유방암 등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한 암 어느것을 보더라도 50대에서 제일 많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암의 원인을 살펴보면 95% 이상이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먹고 마시는 음식중에는 발암물질(암을 발생시키는 물질)이 들어있어 장기간 인체에 축적되어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바꾸어놓아 50대에 덩어리(암)를 만든다. 도시인에게 폐암이 많은 것도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속에 있는 탄화수소라는 물질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암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영국의 굴뚝 소제부에게 음낭암이 많은 것도 검댕이속의 발암물질이 음낭에 묻어 생긴 것이다.
위암의 경우는 어떤가. 짜고 매운 음식으로 위점막에 염증(위염)을 일으켜 암이 쉽게 생기도록 여건을 만들어 준다. 물론 이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각종 화합물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맨 먼저 정상세포가 이상세포로 변신하고 여기에 또 다른 물질이 자극을 주어 무제한으로 자라게 만드는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젊은 사람에게 암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50∼60대에 생긴다. 생기는 것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비관할 일도 아니다. 다만 암연령의 상식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어차피 암의 조기발견, 조기수술만이 암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이며 매년 치료성적도 매우 좋아지기 때문에 걱정만 할 것이 아니다. 우선 50대가 되면 1년마다, 60대가되면 반년마다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암이 아닐까하고 불안하게 지내기보다 암이 아님을 확인받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도 아무렇게나 하기보다는 한국인에게 많은 암 발생장기(남자의 경우 위·간·대장·전립선, 여자의 경우는 자궁·유방·위·난소)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값비싼 종합검진만 선호할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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