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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성공한 기업들 비결은 ‘선택과 집중’빠른 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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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적자를 털고 일어선 기업들의 공통된 특징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남들보다 빨리, 철저하게 실행했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이 23일 ‘한국의 턴어라운드 기업들이 주는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적자를 털고 고성장을 달성한 기업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분석대상 기업은 한솔LCD·이라이콤·현대미포조선·하이닉스반도체·심텍·동일제지·동원시스템즈·모두투어네트워크·시공테크·체시스·에이제이에스 등 모두 11개다. 지난해 말 상장·등록기업 중 금융업 제외을 제외하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2년 이상 영업적자를 경험한 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과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모두 업계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낸 기업이다.

 LG경제연구원 유호현 선임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주력사업의 위기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기회로 삼았고, 특히 의사결정 과정과 실행이 매우 빨랐다”고 설명했다.

 모니터 사업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다 평면디스플레이 부품산업에 진출한 한솔LCD가 그랬고, 담배필터 회사에서 휴대전화용 소형 디스플레이 부품 전문기업으로 변신한 이라이콤이 그랬다.

 현대미포조선도 1996년 세계 1위의 선박수리 분야를 포기하고, 새 배를 만드는 건조사업에 뛰어든 뒤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석유운반(PC)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혁신방안으로 턴어라운드한 사례다. 반도체 생산장비를 새로 구입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기존의 공정을 재조립하는 아이디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불황일수록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점도 눈에 띄었다. 심텍과 동일제지는 경쟁 기업들이 투자를 포기하는 불황기에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늘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또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카리스마형 리더십 보다는 고통분담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동원시스템즈의 서두식 대표는 부임 이후 이익이 날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연간 적자규모가 820억원이던 이 회사의 부채를 3년 만에 청산하고 연간 20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는 회사로 바꿨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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