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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총선 불출마 도미노'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민주당 전국구 의원인 장태완(張泰玩.전국구) 상임고문이 7일 "후진을 위해 사퇴하겠다"며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吳世勳) 의원 등 한나라당의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張의원이 처음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내 호남 중진 물갈이론이 더욱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며, 정치권 전반의 '불출마 도미노'도 확산될 전망이다.

張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같이 나이먹은 사람은 스스로 나가야 한다"며 "전국구 의원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 상임고문 자리도 이 순간에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라고 얘기하겠다"며 당직 사퇴 의사도 아울러 밝혔다.

張의원은 특히 "장래성 있는 오세훈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우리 당은 가만히 있어서 침체되는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지역구에 있는 사람들도 후진을 위해 떠날 사람들은 나갔으면 좋겠지만, 누가 누구를 나가라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알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결심했으면 한다"고 호남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당에서 필요하다면 안보, 보훈 관계 등을 고려해서 조남풍(趙南豊) 전 육군대장 등 재향군인회 출신의 젊은 예비역 장성을 추천할 생각이 있다"며 군 출신 후진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 한나라당 불출마 도미노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목요상(睦堯相) 의원 등 중진들이 7일 17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정하고 조만간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나라당 중진들의 불출마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4선의 김동욱(金東旭.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출마 결심이 섰으나 정치를 한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게 내던질 수 없어서 선언만 미루고 있다"며 "당 내분이 수습돼 가는 것을 보고 불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한 4선의 목요상(睦堯相.경기 동두천.양주) 의원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고, 현실 정치에서 개혁의 바람이 부는데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선배의 도리가 아닌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睦의원은 이날 양정규(梁正圭) 의원 등 중진들과 두루 만나 거취문제를 상의한 뒤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를 역임한 5선의 정창화(鄭昌和) 의원도 "현재 거취문제를 고심하고 있으나 후진들을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며칠간 더 숙고한 뒤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선의 이주영(李柱榮.경남 창원을) 의원도 "김혁규(金爀珪) 전 지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경남지사 보선출마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할 계획"이라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전현직 의원 전국구 배제라는 당의 방침이 정해진 이후 신영균(申榮均) .강창성(姜昌成).서정화(徐廷和) .이연숙.윤여준(尹汝雋) 의원 등도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들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한나라당내에서 총선에 불출마하는 의원은 한나라당 출신의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포함할 경우 지역구 16명과 전국구 5명 등 21명에 달하게 된다.

특히 이들의 불출마 움직임은 거취문제를 고심하는 다른 중진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심사 과정 및 향후 총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연합뉴스 종합,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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